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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주의 확고한 남자친구, 계속 연애해도 될까요? [이론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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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30대 사이에서 비혼주의자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결혼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비혼을 선택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자기와 마음이 맞는 배우자를 찾기 힘들 것 같아서’다. 그래서인지 우연히 잘 맞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갑자기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경우도 발생한다. 비혼주의자였던 A씨도 현재 그런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며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현재 백수라고 밝힌 30대 초반인 A씨는 20대 초반부터 회사를 다니면서 1억 정도 모아 과감하게 그만두고, 진로를 바꿔 다시 처음부터 취직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 시험이 미뤄지는 등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A씨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어주는 존재는 바로 남자친구. 40대 중반인 그와 현재 6개월째 연애 중이다.

 

 

처음에는 남자친구와 띠동갑 이상의 나이 차이가 나는 게 곤혹스러웠는데, A씨와는 달리 긍정의 에너지가 가득하고 말 한마디에도 고운 마음씨가 느껴지는 남자라 오히려 과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한때 무기력한 삶에서 어떤 즐거움도 찾지 못했고, 주변에서 다 하는 결혼도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졌을 때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연애를 할 때는 늘 가벼운 마음으로 임했고, 상대방이 미래를 이야기하면 매번 ‘독신주의자’라고 말해왔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인생에 나타난 현재 남자친구. 다른 남자에게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다정함과 A씨를 살뜰히 아끼는 마음에, 나이 차이도, 집안 사정으로 빚이 많은 남자친구의 경제수준도, 불우한 그의 가정환경도 다 신경 쓰이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남자친구는 사귀기 전에 A씨에게 ‘실은 나 비혼주의자인데 괜찮겠냐’고 물어왔고, A씨도 비혼주의자였기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좋아하는 감정이 점점 커지다 보니 남자친구와 함께하는 미래를 자꾸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남자친구도 A씨의 부푼 기대에 별말 없이 맞장구를 잘 춰줘서 그도 A씨처럼 결혼에 관한 생각이 서서히 바뀌고 있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남자친구는 A씨가 자꾸 미래를 꿈꾸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마다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다. 며칠 전 술에 취한 남자친구가 ‘너를 사랑하지만, 결혼할 생각은 없다’며 ‘처음에 그러기로 한 것처럼 그냥 연애만 할 수는 없겠냐’고 물었다고 한다. A씨는 홧김에 ‘이제 그럴 수 없을 것 같으니 그만 끝내자’고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생각해볼수록 미래를 꿈꾸는 말을 할 때마다 왜 맞장구를 쳐서 사람을 헷갈리게 한 건지 괜히 억울하고 분통해서 다시 남자친구를 만나기로 했다는 A씨. 다시 만난 자리에서 남자친구는 ‘너를 배려해서 어쩔 수 없이 맞장구쳤던 거다’라며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줄까 봐 한동안 연애도 안 했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A씨가 ‘일말의 가능성도 없이 확고하냐’고 물으니 남자친구는 단호하게 ‘그렇다’고 답했다고 털어놨다. 남자친구를 여전히 너무 사랑해 헤어지고 싶지 않았던 A씨는 ‘그럼 그 의견 존중할 테니 만나는 동안 최선을 다해 사랑하자’고 했다고 고백했다.

 

 

문제는 이 이후 A씨는 어떤 마음으로 남자친구를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서로 많이 좋아하면 자연스럽게 미래도 생각하게 되는데, 딱 선을 그어놓고 연인 이상 발전할 수 없는 관계라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A씨는 한동안 사람을 가볍게 만난 죄로 벌을 받는 기분이라며 A씨도 비혼주의였다가 결혼이 하고 싶어진 것처럼 남자친구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여전히 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A씨가 재취업에 성공하고, 좀 더 꾸미고,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면 남자친구는 결혼이 하고 싶어질까? 아니면 A씨는 더 이상 헛된 기대 품지 말아야 할까? 지금이라도 놓아야 하는 연애인 건지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구했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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