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2월 7일 서울특별시에서 윤희숙 의원(이하 직함 생략)은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졸업했으며, 귀국해서는 KDI 연구위원으로 재직했다. KDI, 즉 한국개발연구원은 1971년 3월 11일 설립된 공공기관으로,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토대로 우리 실정에 맞는 경제 계획과 정책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싱크탱크다.
KDI에서 경제를 연구하던 학자
KDI는 거시경제, 금융, 재정, 사회보장, 노동, 산업, 무역, 국토 인프라, 북한 경제 등 경제·사회 전반의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곳으로, KDI 출신 인사들 중 다수가 정치권으로 진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장관을 지낸 김동연 부총리의 자문관인 안상훈 박사도 KDI 선임연구위원 출신이었다. 윤희숙은 KDI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며 재정복지정책 연구부장과 국가기관 자문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KDI 재직 시절 윤희숙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 온 인사였다. 그녀의 이름이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회자된 것은 2009년 12월 15일 개최된 ‘의약부문 전문자격사 시장 선진화를 위한 공청회’에서였는데, 이때 그녀는 현재의 의약품 정책이 의약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대담한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그녀는 당시 공청회에서 “전문가 위원회를 상설적으로 운영해 의약품 분류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며, “약사가 아니라 소비자 중심으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KDI에서부터 현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윤희숙은 2016년 KDI에서 KDIS(한국정책대학원)로 적을 옮겼다. 당시 그녀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불만을 품고 최저임금위원회 사상 최초로 공익위원을 사퇴한 바 있다. 이후 그녀는 KDIS에서 교수직을 역임하며 KDI 연구위원 보직을 동시에 수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지난 총선 출마 시 감사원에서는 윤희숙이 KDI에서 KDIS로 적을 옮긴 이후에도 KDI의 재정복지정책 연구부장직을 맡아 수행하며 5.5개월 동안 강의 감면 등 각종 혜택을 받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윤희숙은 연구위원과 교수로 재직하며 일간지 등의 매체를 통해 계속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밝혀 왔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해 왔으며, 그 덕에 당내에서는 그녀를 가리켜 ‘포퓰리즘 파이터’라 칭하기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창궐한 이후에는 국민 개개인이 아니라 기업에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을 펴기도 하는 등 전반적으로 자유주의의 기반한 경제학자라는 평이다.
미래통합당으로 정치권에 입문하다
그녀가 정치권에 발을 들인 것은 올해 2월이 처음이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강단 있고 소신 있는 경제학자’라며 그녀의 영입을 발표했으며, 같은 경제학자 출신인 이혜훈 전 의원의 지역구 서울 서초구갑의 후보로 공천했다. 한편 이혜훈 전 의원은 새누리당 탈당 후 바른정당 창당에 합류, 바른미래당까지 함께했으나, 2020년 1월 3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미래통합당에 다시 입당했다. 하지만 이후 공천 과정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서초구갑에서 컷오프되고 동대문구을에 추가 공천됐으나,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후보에게 밀려 2위로 낙선했다.
서울 서초구갑 지역구에 출마한 윤희숙은 선거 과정에서 부동산을 주된 키워드로 삼았다. 서초구 지역구의 현안을 이혜훈 전 의원이 무난하게 해결해 왔기에, 제21대 총선에서도 부동산이 이슈가 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었다. 보수 성향의 유망한 경제학자라는 점은 지역구에서도 이점이 됐다. 선거 결과 윤희숙은 62.6%라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무난하게 당선됐으며, 특히 반포 지역의 아파트 거주민들에게 몰표를 받은 것으로 집계된다.
줄곧 부동산 정책에 회의적이었던
국회 입성 이후에도 그녀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기조를 이어갔다. 당선 이후에는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대해 반대의견을 표했으며, 탄력·유연근로제 확대, 최저임금 문제 등의 노동개혁을 주된 관심 과제로 꼽기도 했다. 지난 6월 11일에는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 1호 위원회인 경제혁신위원회의 위원장에 임명됐으며, 이후 김종인 위원장이 제안한 기본소득 의제를 주로 다룰 것으로 점쳐졌다.
현 정부의 계속되는 부동산 규제에 대해서도 그녀는 줄곧 비판적인 의견을 내비쳐 왔다. 노영민 비서실장의 다주택 이력이 논란이 되자 이에 대해 “다주택자라고 다 투기꾼은 아니다”라며 다주택자를 부동산 시장의 악으로 규정하는 여당의 방침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녀는 2013년 공공기관 이전으로 KDI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특별분양을 받아, 최근까지 서울 성북구와 세종시에 2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세종시의 아파트는 팔고, 성북구의 아파트는 전세로 내놓은 뒤 자신은 서초구에 전세로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제가 된 국회 본회의 발언
영상 : 유튜브 연합뉴스TV (YonhapnewsTV)
임대차 3법이 결의되자 미래통합당은 당 차원에서 이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선두에 서 있는 것이 윤희숙이다. 그녀는 지난 7월 30일 국회 본회의 발언에서 임대차 3법의 허점을 지적하는 연설을 했으며, 이것이 대중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연설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전세 제도를 선호하고 있으며, 임대차 3법으로 인해서 전세 대란이 시작될 것을 우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녀는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가 나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을 달고 살고 있다”라며,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집을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이 시장은 붕괴되게 돼 있다”라는 것이 연설의 주된 내용이었다. 윤희숙의 본회의 발언은 순식간에 매스컴을 통해 퍼져 나가 화제가 됐으며, 순식간에 그녀를 언급하는 기사들이 대규모로 쏟아졌다. 첫 본회의 발언에서 ‘만루 홈런’을 친, 이제 막 정치 인생을 시작한 윤희숙에 대한 대중의 주목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초선 의원이자 경제학자인 윤희숙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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