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없는 병원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역할이 매우 막중하다. 간혹 미디어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는 모습으로 간호사를 그리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머지 화장실 갈 시간조차 부족하여 방광염에 시달리는 간호사가 수두룩하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와 의사 파업 등으로 인해 업무가 더욱 증가하여 간호사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 그래도 힘든 간호사에게 일부 환자와 보호자들이 스트레스를 더 얹어주고 있다고 한다. 어떤 환자가 간호사를 힘들게 하는지 그 대표 유형을 꼽아봤다.
큰소리치고 욕하는 환자
평소 차분한 사람도 몸이 아프다 보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병원이라는 여러 제약이 많고 좁은 공간에서 오래 지낼수록, 짜증도 자주 내게 되고 화도 많아진다. 그래서인지 아무 죄 없는 간호사에게 괜히 화풀이를 하는 환자들을 종종 마주할 수 있다. 병원에서는 평소 생활하는 것만큼 해줄 수 없다는 간호사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심한 욕을 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여러 번 경험하면 체념하고 넘어갈 수야 있지만, 누군가에게 폭언을 듣는다는 것이 익숙해질 수는 없다. 간호사도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것을 늘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치료 과정을 불신하는 환자
간혹 간호사가 하는 업무는 무조건 불신하며 노골적으로 의사의 말만 들으려는 환자가 있다. 전문적인 의료 지식을 갖춘 간호사의 말을 무시하는 행위는 더 빠른 치료를 방해할 뿐이다. 한 간호사는 간호사의 역할에 대해 “의사는 환자를 치료하고, 간호사는 환자를 돌본다. 의사의 치료를 가장 잘 받을 수 있도록 24시간 내내 환자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간호사의 사명은 환자들의 삶에 직접 들어가는 것이었다. 의사의 치료가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면, 간호사의 돌봄은 희미해져 가는 생명을 붙잡는 일이었다.”라고 전했다.
병실에서 소란을 피우는 환자
같은 병실을 사용하는 환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환자는 간호사들에게도 너무 힘든 존재다. 정숙해야 할 병실에서 병문안을 온 지인들과 시끄럽게 떠드는 환자, 늦은 시간에 매너 없이 큰 소리로 통화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크게 틀어놓는 환자, 다른 환자의 치료에 큰 방해가 될 만큼 여기저기 간섭을 하고 다니는 환자, 간호사와 환자들에게 집적대는 환자까지, 모두 간호사를 곤란하게 만드는 유형이다. 같이 병실을 쓰는 환자들의 불평을 조정해야 하는 업무까지 떠맡게 되기 때문이다.
선 넘는 요구사항이 많은 환자
알게 모르게 유독 간호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환자들도 많다. 선 넘는 요구도 가지각색이다. 병원 밥이 맛없다며 반찬 투정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커피나 담배를 사 오라는 심부름을 시키는 환자도 있다. 심지어 속옷 빨래까지 해달라는 환자도 존재한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중인 환자들에게 중요 물품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간호사인데, 일부 환자들은 수시로 배달 음식이나 택배 등을 전달해달라며 떼를 쓰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언니, 아가씨라고 부르는 환자
간호사는 환자와 가장 많이, 또 가장 가까이에서 의료 처치를 하는 전문 의료인이지만, 여전히 의료 현장에서는 간호사를 ‘아가씨’나 ‘언니’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아가씨’ 또는 ‘언니’는 주로 가벼운 자리에서 젊은 여성을 가리킬 때 쓰는 호칭으로, 전문성과 사명감을 갖춘 의료인에게는 적합한 호칭이라고 할 수 없다. 의사를 부를 때 보통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쓰는 것처럼 간호사에게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간호사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글 : 이윤서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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