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하루에 200개가 넘는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거짓말은 왜 하는 것일까? 거짓말에도 나름 색깔이 있다. 새빨간 거짓말, 하얀 거짓말, 새카만 거짓말, 핑크빛 거짓말, 노란 거짓말, 무지갯빛 거짓말 등 다양하다. 어떤 목적성을 띠고 거짓말을 하면 똑똑한 지식인도 순간 넋이 나가거나 깜빡 속을 수 있고 그 이면의 의도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반면, 상황을 유쾌하게 만들거나 분위기를 전환할 때 하는 거짓말은 거짓말인 걸 알면서도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거두절미하고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찾아온다. 지금부터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거나 듣는 거짓말을 알아보도록 하자.
10분 안에 도착해
오랜만에 친구와 약속을 잡은 주말. 약속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이불 밖으로 나가기가 너무 힘들다. 그러다 약속 시간이 됐고 친구가 독촉하자 “금방 도착한다”는 말을 하며 그제서야 준비를 한다. 이렇듯 어느 친구 무리에서나 꼭 한 명씩은 존재하는 지각쟁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거짓말이다. 이들은 늦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항상 “5분 남았다”, “10분 안에 도착한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약속 시간에 30분 일찍 나가는 습관을 들이면 거짓말을 조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위 약관을 모두 읽었으며
동의합니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은행 통장을 새로 만들거나 폰을 개통할 때 혹은 웹사이트 회원 가입할 때 우리는 이용 약관에 동의해야 한다. 동의하기 전에는 일단 약관을 읽어봐야 한다. 그런데 약관이 뭐가 그렇게 많은지 페이지 수는 기본 3~4장이며, 마우스 스크롤은 아무리 내려봐도 끝이 안 보인다. 흰 건 종이요, 검은 건 글씨니 그냥 대충 휘리릭 넘기고 마지막에 있는 ‘위 약관을 모두 읽었으며 동의합니다’ 체크박스에 체크를 한다. 아마 이용 약관을 모두 읽고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중에 할게
해야 할 일이 가득 쌓여있으면 왠지 모르게 하기 싫다. 일을 점점 방치하면서도 “아 빨리 일해야 하는데 어떡하지?”라고 중얼거린다. 보다 못한 주변 사람들이 빨리 하라고 다그친다. 그럴 때 자주 하는 말이 “나중에 할게”라는 말이다. 나중에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처음에 상상했던 시간 보다 늦을 수도 있다. “나중에 할게”라는 말은 자기 자신의 게으름을 보호하기 위한 모호한 언어이니 자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정말 몰랐어요
“정말 몰랐어요”는 특히 학교나 직장에서 많이 하거나 듣는 거짓말 중 하나다. 학교에서 숙제 검사를 할 때 숙제를 안 한 아이들이나 회사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팀 미팅 또는 세미나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이 자주 하는 말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꾸중을 들었을 때도 세상 억울한 표정으로 정말 몰랐다고 핑계를 대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애매하다. 정말로 몰라서 그런 말을 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알면서도 그냥 안 했을 가능성이 높다.
솔직히 말하면 용서해줄게
이 말은 반대로 부모들이 아이를 혼낼 때 많이 하는 거짓말이다. 다들 어렸을 때 이 트릭에 많이 걸려본 적 있을 것이다. 부모가 무섭게 혼을 내다가 갑자기 부드럽게 “솔직하게 말하면 용서해줄게”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 말에 괜히 솔깃해져서 사실대로 술술 말하게 된다. 그러나 이 말에 혹해서 솔직하게 고백하면 안 된다. 한 번 혼나고 말 일을 두세 번 혼나게 된다. 단, 나중에 걸리면 더 크게 혼날 수 있으니 절대 들키지 말라.
(톡할 때)ㅋㅋㅋ
대부분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지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 카카오톡을 많이 사용하곤 한다. 카톡할 때 주로 많이 하는 거짓말이 바로 ‘ㅋㅋㅋ’다. ㅋㅋㅋ는 크크크의 약자로 웃는 모습을 표현한 채팅어다. 누가 봐도 재미없는 말이거나 지극히 평범한 말인데 ‘ㅋㅋㅋ’는 항상 붙여준다. ‘ㅋㅋㅋ’가 없는 문장은 왠지 딱딱하고 정이 없어 보인다. 반대로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에 ‘ㅋㅋㅋ’를 붙여주지 않으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다.
이건 살 안 쪄
한창 다이어트하고 있는데 어느 날 아버지가 구운 치킨을 사 들고 퇴근하셨다. 애써 눈앞에 있는 치킨을 외면하면서 안 먹는다고 말을 한다. 이럴 때는 그냥 예의상 한 번만 권하고 안 그러면 되는데 부모는 자식이 굶는 게 싫은지 3~4번 끈질기게 권한다. 그 끈기는 인정해줘야 한다. 아무튼 음식을 계속 권유하면서 하는 말이 “이건 구운 거라 살 안 쪄”라고 말한다. 당연히 살찐다는 걸 알면서도 그 말에 혹해 열심히 먹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나는 안 먹을래
야식으로 라면이 생각나서 끓이기 전 주변 사람들에게 라면 먹을 거냐고 물어본다. 라면 한 봉지는 두 사람 이상이 나누어 먹기엔 턱없이 부족한 양이기 때문. 그러면 10명 중 9명은 “밤에 먹으면 살쪄. 난 안 먹을래”라고 말한다. 혹시나 싶어서 두세 번 물어봐도 대답은 같다. 그 말을 믿고 한 봉지만 끓여서 먹고 있으면 옆으로 슬금슬금 와서 “나 한 입만 줘”라고 말한다. 라면 한 입은 언제나 가족과 친구 사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방금 출발했어요
한가로운 주말 점심,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중국집 음식을 배달 주문했다. 점심 시간이라서 배달이 조금 늦을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건 늦어도 너무 늦는다. 참고 참다가 결국 중국집으로 전화를 하면 대부분의 사장님은 “방금 출발했다”라는 말을 한다. 중국집과 우리 집은 걸어서 10분 정도 걸린다. 곧 도착하겠거니 하고 기다렸는데 웬걸, 30분 후에 음식이 도착했다. 차라리 늦으면 늦는다고 솔직하게 말해주지 괜히 기대를 하게 만들어 여유로운 주말 기분을 망친다.
나 헤어질 거야
주변에 커플인 친구들이 자주 하는 거짓말로, 사소한 싸움으로도 헤어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연인과 싸우고 “나 헤어질 거야”라며 우울해하는 친구를 위해서 이별에 대한 조언을 이것저것 해줬다. 그런데 막상 다음 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평온한 얼굴로 나를 마주한다. 이런 일이 한 번 정도면 웃고 넘어가겠지만 여러 번 발생한다면 앞으로 이 친구의 말은 그냥 가볍게 생각해주는 게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
글 : 이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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