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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잼이 무섭다고? 이해안가는 희귀한 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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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증이란 특정한 물건, 환경 또는 상황에 대하여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피하려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자신이 무서워하는 대상이나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 하며,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두려움이 유발된다. 특정 공포증의 평생 유병률은 10~11.3%, 1년 유병률은 9% 정도로 비교적 높으나 한국에서는 4.8%라는 보고도 있다. 전 세계 의학계에서는 다양한 공포증이 보고돼 있다. 고소 공포증이나 물 공포증, 폐소 공포증처럼 널리 알려진 공포증도 있지만, 믿기 어려울 만큼 신기한 공포증도 있다. 지금부터 아주 극소수의 사람만 겪는다는 희귀한 공포증을 알아보도록 하자.

 

 

풍선 공포증

 

풍선 공포증은 종류가 두 가지 정도인데, 부풀어 올라 있는 풍선이 터지는 걸 보지 못하고 터지는 소리까지 들으면 경기를 일으킨다. 그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풍선뿐 아니라 고무나 어떠한 물체에 내용물이 채워지면서 터질 듯하게 부풀어 오르는 자체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다. 풍선 공포증을 앓는 사람들은 길가에 있는 풍선 근처에도 갈 수가 없다. 다리가 떨리고 몸이 마비되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땅콩잼 공포증

 

달달하고 고소한 땅콩잼이 무섭다고? 비현실적인 공포증 같지만 분명 존재한다. 무척 막연한 공포증으로 명확한 이유는 밝혀진 바 없지만 대부분은 땅콩잼이 입천장이나 기도에 달라붙는 것을 무서워한다. 질식의 위험 때문이다. 혹은 알레르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는 다소 드문 편이지만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땅콩잼 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이 공포증을 가진 사람은 멀리 있는 땅콩잼 병만 봐도 식은땀을 흘린다.

 

 

횡단보도 공포증

 

사람들이 안전하게 길을 건너다닐 수 있도록 해주는 횡단보도에도 공포증 느끼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횡단보도 불이 초록색으로 바뀌면 안심하고 길을 건너지만, 횡단보도 공포증을 겪는 사람들은 대도시의 복잡한 도로를 보면 현기증이 나고 식은땀을 흘린다. 물론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에도 극도의 공포증을 느낀다. 이들은 도로를 횡단하는 행위나 신호를 무시하고 질주하는 차량, 아슬아슬하게 피해가는 사람,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 등을 보면 구토를 하기도 한다.

 

 

비둘기 공포증

 

최근 비둘기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비둘기 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비둘기 사진만 봐도 괴롭고 길가에서 실제로 비둘기를 보면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린다. 실제로 SBS의 한 다큐멘터리에 소개되었던 비둘기 공포증 환자인 어느 여성은 공원에서 비둘기 몇 마리가 모여 앉아있다는 이유로 동행하던 옆 사람의 바짓단을 부여잡고 앉아서 울었다. 이외에도 비둘기의 배설물에 있는 곰팡이가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해 기피하는 사람도 생겼다

 

 

인형 공포증

 

많은 아이들이 인형을 마치 친구처럼 여기며 이름을 지어주고 옷을 입히며 살아있는 존재로 여긴다. 그러나 인형을 사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아닌 공포의 근원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인형 공포증은 피에로나 마네킹 등 은근한 공포를 유발하는 인형은 물론 예쁘고 아기자기한 것들도 혐오하고 기피하는 증상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살아있는 것을 본떠 만든 것들을 싫어하는 공포증이다. 로봇이나 인형 등 인간 형체를 한 물체들만 봐도 몸이 떨리고 도망치고 싶은 느낌을 받는다.

 

 

착석 공포증

 

의자에 앉아있다 의자가 부서져 크게 다치는 등의 트라우마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혹은 치질이나 요통을 가진 사람은 앉는 동작 자체가 고통이다. 착석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앉아야 할 상황이 반복될 때 신체적 고통은 물론 정신적 고통까지 호소한다. 즉, 다친 상처나 치질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정신적으로 앉는 행위를 꺼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한 이 공포증은 위압감이 넘치는 상사나 매우 똑똑한 후임과 앉아 회의하는 것이 고통스럽다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거울 공포증

 

많은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들여다보는 거울은 다양한 공포소설과 영화에서 애용되는 단골 소재다. 거울 속에서 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고, 무엇인가 튀어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거울을 제대로 보지 못할 것이다. 거울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거울을 통해 영적 세계와 접촉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거울이 근처에 있으면 다른 세상의 존재들이 거울을 통해 자신을 쏘아본다고 생각한다. 또한 거울이 깨지면 불행이 찾아온다는 생각에 불안함을 느낀다.

 

 

긴 단어 공포증

 

암기 과목을 벼락치기 공부할 때, 아주 긴 단어 때문에 고충을 겪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이 지속되거나 매우 충격적일 경우, ‘긴 단어’에 대한 공포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긴 단어 공포증을 겪는 사람들 대부분은 왜 긴 단어를 보면 불편함을 느끼는지 인지하지 못하거나 언제부터 이런 증상을 겪었는지 알지 못한다. 공교롭게도 긴 단어 공포증의 심리학 정식 명칭은 ‘히포포토몬스트로세스퀴페달리오포비아(hippopotomonstrosesquipedaliophobia)’다.

 

 

미녀 공포증

 

미녀 공포증은 예쁜 여자로 인해 크게 상심한 일이 있거나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미녀와 마주쳤을 때 심장박동 불규칙,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심리학에서는 미녀 공포증을 ‘아름다운 여성에 대해 비정상적이며 이유 없는 두려움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원인은 무의식적인 방어 기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채소 공포증

 

각종 비타민이 풍부한 채소. 고기와 곁들여 먹기도 하고 그 자체만 먹어도 건강에 좋다. 그러나 식탁에 작은 완두콩 한 알만 있어도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거나, 상을 엎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채소 공포증은 말 그대로 채소에 두려움을 느끼는 증상이다.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공포증이며,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대부분 후천적으로 생기는 듯하다. 이 공포증은 약물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나, 가장 좋은 방법은 심리치료를 통해 근본적인 공포를 없애는 것이다. 

글 : 이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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