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개념이라도 어떤 이름이 붙느냐에 따라 이해하기 쉬워지기도, 알쏭달쏭해지기도 한다. 특히 외래어의 경우 얼핏 듣고서는 무슨 뜻인지 전혀 유추하기 어려운, 혹은 엉뚱하게 유추하게 되는 단어들이 적지 않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러한 외래어들을 보다 알아듣기 쉽게 다듬은 ‘다듬은 말’들을 소개하고 있다. 외래어로 들었을 때는 한 번에 이해되지 않고 다소 어렵게 느껴지던 단어들도 이 ‘다듬은 말’로 들으면 보다 쉽게 이해가 가고 입에도 착 붙는다. 요즘 자주 쓰는 말들 가운데 국립국어원이 다듬은 말들을 알아보자.
메타버스→확장 가상 세계
메타버스(Metaverse)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하지만 이런 설명을 들어도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명확히 감이 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이를 ‘확장 가상 세계’로 다듬었다.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 세계라는 의미가 훨씬 더 쉽게 와 닿는다.
코로나 블랙, 코로나 레드
→코로나 절망, 코로나 분노
코로나로 인해 많은 이들이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용어들도 많이 보이는데, 코로나 블랙이나 코로나 레드와 같이 색깔 이름만 들어가서는 무슨 의미인지 알쏭달쏭, 헷갈리기 마련이다. 코로나 절망, 코로나 분노라고 다듬어주자 어떤 의미인지, 두 단어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다.
크로스미디어 기법
→매체다양화 기법
홍보나 마케팅 분야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크로스미디어라는 단어는 둘 다 어려운 단어가 아님에도 합쳐놓으니 조금 생소하게 느껴진다. 하나의 콘텐츠 데이터를 다용도로 여러 매체에 출력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이를 ‘매체다양화 기법’이라고 명명하면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바로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스테이케이션→근거리 휴가
스테이케이션이란 휴가를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거리에서 보내거나, 혹은 차로 갈 수 있는 거리를 여행하고 잠은 집에서 자는 형태의 휴가를 말한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스테이케이션’이라는 단어를 쓰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근거리 휴가’라는 말도 맞지만, 최근 실질적으로 호텔 등 숙박업소에서 쉬면서 휴가를 보내는 경우에 ‘스테이케이션’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보니 100% 그 느낌을 담았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리셀테크→재판매 투자
명품이나 한정판을 사서 구입한 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것을 ‘리셀테크’라 한다. 자신이 관심 있고 취향에 맞는 분야의 제품을 빠르게 구입해 소유함으로써 만족감을 얻고, 이를 재판매하면서 수익까지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재테크다. 리셀테크라는 말은 어쩐지 어렵고 난이도가 있을 것처럼 느껴지지만, 재판매 투자라고 다듬으니 좀 더 쉽게 의미가 와 닿는다.
부스터샷→추가접종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관련된 단어들이 최근 많이 눈에 띄는데, 그 가운데 ‘부스터샷’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부스터샷은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추가접종’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본래 1회 접종으로 개발된 백신을 2회 접종하거나 2회 접종으로 개발된 백신을 3회 접종하는 것을 말한다.
펫로스증후군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 역시 가족의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 당연해졌다. 가족 구성원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깊이 상심하고 슬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펫로스증후군은 이러한 반려동물을 잃은 뒤 겪는 상실감과 우울 등의 증상을 말하며,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으로 대체해 쓴다면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워케이션→휴가지 원격 근무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휴가지에 머물며 업무 시간에는 일을 하고, 업무 외 시간에는 휴가를 즐기는 워케이션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말 그대로 ‘휴가지 원격 근무’인 셈이다. 휴양지와 같이 원하는 곳, 리프레시가 가능한 곳에서 일과 휴가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으니 근로자의 만족도도 높다.
쇼룸→체험전시실
쇼룸은 상품의 진열실이나 전시실을 말한다. 제품을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브랜드들도 크게 늘어나는 요즘, 아예 오프라인 매장은 두지 않고 구매보다는 체험에 중점을 둔 이러한 ‘쇼룸’ 하나 정도만 운영하는 브랜드도 적지 않다. 말 그대로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전시해둔 ‘체험전시실’이다.
웰에이징→건강 노년맞이
안티에이징 다음으로 떠오르는 키워드인 웰에이징은 나이를 먹는 것을 거부하고 늦추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이를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건강하고 아름답고 즐겁게 늙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인 만큼, ‘건강 노년맞이’의 건강은 신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 사회적인 건강까지 모두 포괄하는 의미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 임수정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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