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의 빌딩숲 사이에서 평일을 보냈다면, 주말엔 답답하고 꽉 막힌 일상에서 벗어나 수풀 우거진 숲속에서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새소리와 물소리를 듣는 건 어떨까요? 때때로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명상하며,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 비워내는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번에는 산림욕을 올바르게 하는 방법과 전국 산림욕 명소를 알아보았습니다.
산림욕 올바르게 하기!
산림욕은 나무가 울창한 산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거나 산책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정적인 방법으로 큰 숲속을 산책하며 사색, 담소 등 가벼운 동작으로 즐길 수 있으며, 동적인 방법으로는 코스별로 적당한 운동을 반복하며 즐기는 방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숲에서 보행할 때는 땀을 약간 흘릴 정도로 걷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힘이 든다고 느껴지면 잠시 멈추어 심호흡을 하며 심신을 가볍게 해주어야 합니다. 많은 생각들은 떨쳐버리고 생각을 비워낸다는 느낌으로 산림욕을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톤치드, 긍정적인 영향을 줄까?
피톤치드는 나무에서 방산되어 주위의 미생물들을 죽이는 작용을 하는 물질을 가리키며, 소나무, 편백나무, 잣나무 등 침엽수에서 발산량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숲속에 들어갔을 때 시원한 냄새를 맡아본 적 있으신가요? 이것이 바로 피톤치드로 식물이 병원균에 저항하기 위해 스스로 분비하는 항생 물질입니다. 이 물질들은 면역 체계를 강화해주고 각종 질병 및 해충을 막아줍니다. 또, 편백나무의 향이 중추신경계를 자극시켜 스트레스를 낮추고 심리적인 안정을 주어 숙면을 유도합니다.
산림욕의 효과
우리의 몸은 하루 동안 필요한 음이온 양이 정해져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양이온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음이온이 풍부한 산림욕을 즐기면 몸이 개운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음이온은 두통을 없애주고 호흡기 질환을 완화시켜 줍니다. 또한 도심 공기보다 질이 좋고 더 많은 양의 산소가 나오기 때문에 건강한 공기를 마실 수 있습니다.
산림욕할 때 주의할 점
산림욕을 할 때는 통풍과 땀 흡수가 잘되는 간편한 옷차림을 하고 숲속에서 피톤치드가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도록 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떠들지 않도록 하며 나무를 만지거나 잎을 뜯는 등의 행위는 하지 않도록 합니다. 산림욕을 할 때 가벼운 맨손 체조를 하거나 호흡을 하며 명상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산림욕하기 좋은 곳
제주도 비자림
비자나무가 무려 2800여 그루가 모여있는 제주도 비자림은 인공 숲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숲이라 더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제주도 필수 관광 코스 중 하나이며, 이른 아침에 가면 좀 더 고요히 즐길 수 있는데요, 비자림의 길은 화산송이로 이루어져 있어 바닥이 붉은색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독특한 질감과 푹신함을 느낄 수 있는 화산송이 길은 기존의 흙길과는 또 다른 느낌! 가는 길목마다 표지판에 설명이 적혀있어서 설명을 보며 산림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앉아서 쉴 수 있게 나무로 된 의자도 많이 볼 수 있어 쉬어가며 천천히 자연을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담양 죽녹원
담양에서만 할 수 있는 죽림욕! 죽녹원은 총 2.4㎞의 산책로로 운수대통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추억의 샛길, 철학자의 길, 사색의 길, 선비의 길, 죽마고우길, 성인산 오름길의 총 8가지의 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나무는 사시사철 푸르지만 4계절 다른 매력과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대나무숲은 외부보다 4~7도 정도 온도가 낮아 산소 발생량이 높고 음이온 발생량이 1200~1700개로 일반 숲보다 10배가량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주도 사려니숲길
사려니숲길은 제주의 숨은 비경 31곳 중 하나로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숲길이라 사려니숲길로 불립니다. 사려니는 ‘신성한 숲’ 혹은 ‘실 따위를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라는 뜻으로 숲길을 거닐면 상쾌한 삼나무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수종이 서식하기 때문에 오소리와 제주 족제비를 비롯한 포유류, 참매 등 조류의 보금자리가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2002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제주 생물권 보전지역이기도 합니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은 서울 도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약 1.9㎞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천천히 걸을 경우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대부분 평지에 가까울 정도로 경사가 완만하고 흙길이 대부분이라 남녀노소 편하게 산림욕하듯 걸을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경주 건천 편백숲내음길
경주 사람도 잘 모른다는 경주의 건천 편백숲내음길은 건천 IC에서 청도 방향으로 조금 가다 보면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편백나무들이 빽빽하게 있어 조용하게 산림욕하기 좋은 곳인데요, 매주 토요일에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나무, 풀꽃들 이름과 생태 이야기를 들려주는 ‘숲 해설’ 서비스도 있다는 사실! 천천히 한 바퀴 돌면 약 15~20분 정도 소요되는 부담 없는 코스라 가족들과 함께 가도 좋습니다.
장흥 전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40년생 편백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정남진의 편백숲 우드랜드는 아름다운 풍경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장흥읍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억불산 자락에 자리 잡은 우드랜드는 생태건축체험장과 전남목공예센터 그리고 치유의 숲과 편백 소금집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조경도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으며 아이들과 함께 오면 더욱 좋은 곳입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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