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가본 길은 척척 다시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같은 길을 몇 번을 가도 어디로 가야 할지 헤매는 사람도 있다. 후자를 우리는 길치라고 부른다. 이러한 길치들은 운전을 할 때는 물론 걸어서 길을 찾아가야 할 때도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고, 심지어 누군가에게 길을 묻고 설명을 들을 때도 설명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워하기도 한다. 과연 이러한 길치들이 가진 특징은 무엇이며, 길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
길치란
길치란 길을 잘 모르고 못 찾는 사람을 말한다. 처음 가는 길을 못 찾는 것뿐만 아니라 몇 번 가본 길도 모르는 길처럼 생소하게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보면서 가는 와중에도 길을 잃어버린다. 같은 위치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면 전혀 다른 곳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누군가가 “어디야?” 하고 물어보면 자신이 현재 서 있는 위치를 제대로 설명하는 것도 어려워한다.
보는 사물이 다르다
길을 찾는 능력이 일반적인 사람과 길치의 가장 큰 차이는 같은 길에서도 보는 사물이 다르다는 점이다. 길치가 아닌 사람들은 자신이 온 길을 기억할 때 “이런 모양의 나무가 있고, 이런 가게가 있으며,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는다”처럼 기억하는 반면, 길치들은 “앞에 차가 서 있다, 길에 사람이 별로 없네, 내 앞에 차가 서 있네” 등 길을 찾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정보들 위주로 보고 기억한다.
방향만 바뀌어도 새롭다
놀랍게도 길치들은 같은 위치라 해도 다른 방향을 향해 서 있으면 새로운 곳이라고 느낀다. 주변을 두루두루 보고 여러 방향의 정보를 종합해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미처 보지 않고, 기억하지 않았던 사물들에 대해서는 모두 새롭게 느끼기 때문에, 조그마한 변수만 생겨도 자신의 위치와 길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한다.
내비게이션 의존도가 심하다
길치들은 자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내비게이션, 지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이 때문에 가까운 거리라 할지라도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으면 찾아가기 어려워한다. 또한 심한 경우 내비게이션을 보면서도 방향을 헷갈려 길을 찾지 못하기도 한다. 지도상에서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극복 방법
큰 사거리를 유심히 본다
길치를 극복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먼저 큰 사거리를 유심히 보는 습관부터 들인다. 이 사거리 이름은 무엇이며, 여기에서 좌회전하면 무엇이 나오고 우회전하면 무엇이 나오는지 큰 건물을 위주로 방향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길을 익히는 첫걸음이다.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출발한다
어딘가에 가야 할 일이 생긴다면 미리 애플리케이션 지도를 통해 가야 할 길을 한 번 시뮬레이션해 본다. 직진을 쭉 하다가 어느 건물이 나오는 곳에서 우회전을 하고, 어디에서 길을 건너고, 어느 사거리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등을 훑어본 뒤 출발한다면 마음 편하게 찬찬히 길을 살펴보며 갈 수 있게 된다.
지도 읽는 연습을 한다
지도를 읽는 것도 연습을 하면 늘기 마련이다. 먼저 내 위치, 내 집을 기준으로 지도를 보며 이 마트에 가는 길은 지도에 이렇게 나오는구나, 이 건물에 가는 길은 이런 식으로 그려지는구나 하며 지도와 실제 자신이 아는 가까운 곳의 위치를 대입시켜 본다. 지도 앱을 수시로 보다 보면 실제 거리와 지도상의 거리 간에 느껴지는 괴리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지도를 보는 것이 점차 수월해진다.
도움 청할 때는 센스 있게
어떻게 가야 할지 몰라 누군가에게 전화로 길을 물어볼 때도 센스가 필요하다. 보통 “지금 뭐가 보여?”라고 질문해 그를 바탕으로 오는 길을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말해야 할 것은 내가 보고 싶은 것, 실제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 위치를 상대방이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줄 만한 것을 말해야 한다. 즉 큰 건물의 이름이나 거리 이름, 그리고 내가 서 있는 위치와 진행 방향 등이다.
로드뷰를 자주 본다
대중교통으로 길을 찾아갈 경우, 대중교통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그 짧은 거리를 찾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이럴 때는 출발하기 전에 미리 로드뷰 기능을 통해 실제 거리의 모습을 눈과 머릿속에 익혀두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내가 실제 걸어가면서 보게 될 것들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미리 예습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길을 찾을 수 있다. 여행하는 기분도 느낄 수 있어 취미처럼 로드뷰를 보는 사람들도 많다.
주의력을 높인다
사실 길치의 가장 큰 문제는 길을 가면서 딴생각을 한다는 점이다. 내가 가는 길에 집중하고 기억하며 가는 것이 아니라 멍하니 대중교통에 몸을 맡긴 채 가거나 내비게이션에 의존해 운전하거나, 동행하는 누군가에게 의지해 걷기만 하기 때문에 길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길을 갈 때는 이 길을 기억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주의 깊게 주변을 살펴보며 다니는 습관을 들이자. 머지않아 길치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임수정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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