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생활권이라는 말이 있다. 먼 과거에는 교통수단이 발달되지 않아 며칠 또는 몇 달에 걸쳐 이동해야 닿을 수 있었던 먼 거리를 교통의 발달로 인해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는 뜻이다. 지금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전 세계가 연결되면서 지구촌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며,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언제 어디서나 손안에서 실시간으로 연결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을 이용, 집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을 리딩해온 이케아(IKEA)가 24시간동안 전 세계를 하나로 묶는 이벤트인 ‘이케아 페스티벌’을 기획했다.
집의 중요성과 새로운 영감
우리는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예년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고 있다. 학생들은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으며, 직장인들도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업무를 보는 재택근무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온라인을 통해 연결되는 일이 많아지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케아 페스티벌’은 이처럼 집에서의 생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요즘, 더 나은 생활을 함께 즐기고 지속 가능한 생활을 위한 새로운 영감을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지난 16일 오후부터 다음날인 17일까지 24시간동안 이어진 이케아 페스티벌은 전 세계의 유명 뮤지션과 디자이너, 셰프, 인플루언서 및 크리에이터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즐길 수 있었으며, 그들의 집을 온라인으로 공개해 멋진 공간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우리 시각으로 9월 16일 오후 3시 시작된 페스티벌은 네 명의 십대 소녀들로 이루어진 펑크락 밴드인 린다 린다스(Linda Lindas)의 공연으로 시작되었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반대하는 노래로 마니아층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린다 린다스는 올해 10월 국내에서 개최되는 락 페스티벌에도 참가할 예정이기 때문에 국내 팬이라면 한발 앞서 그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
린다 린다스의 홈 콘서트 이후에는 이케아 프랑스의 country activity and events leader인 Yvan이 자신의 집을 직접 소개하며 라이프 스타일을 전달하는 짧은 시간을 가졌으며, 이어서 1940년대의 시대적 배경과 이케아의 설립 과정 등을 보여주는 이케아 뮤지엄 영상이 공개되었다.
다음으로는 중국 상하이에 기반을 두고 있는 뮤지션인 Laughing Ears가 이케아 페스티벌의 디제잉 릴레이의 첫 주자로 나서 자신의 집에서 멋진 음악을 들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Laughing Ears의 집 내부는 악기와 소품, 다양한 식물에 잘 어울리는 녹색 조명까지 가미해 음악에 한층 빠져들 수 있었다.
이어서 서비스 오피스에서 근무중인 핀란드의 Anne의 집을 방문해 거실과 주방을 둘러보는 시간을 잠시 가졌으며,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면서 유튜브와 틱톡에서 DIMSIMLIM이라는 이름으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Vincent Lim이 자신의 집에서 스카치 필레를 사용한 시즐링 크리스피 몽골리안 비프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공개했다.
이처럼 이케아 페스티벌은 집안을 공개하는 영상과 홈 콘서트, 요리, 디제잉, 이케아 뮤지엄 영상 등이 연이어 공개되었다.
전 세계 유명인들과 함께한 축제
페스티벌이 시작된 후 약 2시간 가량 지난 시점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레스토랑 ‘Fotografiska’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 셰프인 폴 스벤손(Paul Svensson)의 집이 공개되었다. 폴 스벤손은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유명한데, 이날 자신의 집 정원에서 키우고 있는 토마토와 완두콩, 호박 등 다양한 야채를 직접 수확하고 요리에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확한 야채는 간단하게 피클로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냉동으로 오랜 시간 보관하며 사용한다고 밝힌 폴 스벤손은 오랜 시간 냉장고에 모아둔 것들과 유통기한이 임박한 재료를 이용해 바비큐 소스를 만들어 냉장고 비우기를 실행해 보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양념 찬장 비우기를 위해 카레 소스를 만들었다. 스벤손 셰프는 다양한 요리를 만들면서 남는 재료는 건조시키거나 냉장고에 보관해 다른 요리의 향신료로 쓰는 등 음식 쓰레기의 발생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오후 7시의 타임 테이블은 루이비통 남성복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버질 아블로(Virgil Abloh)의 작업실에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케아와 협업하여 ‘마르케라드(MARKERAD)’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는 버질 아블로는 프랑스 파리의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디자이너이자 사업가이며 DJ이기도 한 버질 아블로는 건축학을 공부하다가 음악과 패션 디자인까지 영역을 확대해 자신의 독자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으며, 다양한 유명 패션 관련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패션 관련 활동을 계속 해오고 있다. 현재도 자신의 영향력과 결과물에 대해 고민하며 두려움 없이 새로움에 도전하고 도약하는 것을 계속해나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후 9시에는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현재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떠오르는 싱어송라이터인 니키(Niki)의 집콕 활동을 들여다보았다. 미국의 관객들에게 아시안 팝 문화를 전달해주고 있는 니키는 현재 미국으로 이주해 활동 중이지만 고향인 인도네시아에서의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집에서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을 직접 요리해 먹기도 하며, 평온한 마음을 위해 뜨개질을 시작했음을 알리기도 했다. 이후 노을이 지고 있는 도시의 야경을 배경으로 자신의 집 옥상에서 야외 공연을 펼쳐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었다.
17일로 날짜가 넘어가 새벽 5시가 되었을 때에는 영국의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일세 크로포드(Ilse Crawford)의 런던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디자이너이자 작가이며 스튜디오 일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인 일세 크로포드는 이케아의 신넬리그(SINNERLIG) 펜더트 등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일세 스튜디오의 직원과 업무 등을 소개해준 일세 크로포드는 스튜디오 내부의 주방을 핵심 공간으로 설명했다. 새로운 스튜디오에서 아이디어의 구체화를 위해 워크숍을 진행하고, 직접 소재에 접근하고 제품을 만들어가는 프로세스를 공개하기도 했는데, 이케아와의 협업에 대한 흥미로운 기억들도 함께 들려주기도 했다.
새벽 6시에는 덴마크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인 뫼(MØ)가 자신의 고향인 덴마크 코펜하겐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명한 영화 <헝거게임>의 OST
우리가 잊고 있던 공간의 중요성
9월 16일 오후 3시부터 시작된 가상 홈투어 ‘이케아 페스티벌’은 중간 중간 국내 아티스트의 모습도 몇 차례 보여주기도 했으며, 꼬박 24시간이 지난 17일 오후 3시에 종료되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요즘, 집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되면서 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집에서 생활을 할지 궁금했던 사람들이라면 이케아가 준비한 글로벌 온라인 집들이를 통해 각국의 홈 인테리어를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리라. 세계 최초로 시도된 이 참신한 이벤트는 결국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서 잊고 지내던 ‘공간’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다 준 것이 아닐까 싶다. 이케아 페스티벌의 모든 영상은 이케아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 ikea.kr/festival )에서 한글 자막과 함께 다시 시청할 수 있다.
글 : 원수연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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