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멜사의 식품이자 상표인 ‘스팸’은 양념된 햄을 통조림에 담은 식품이다. 창업자인 제이 호멜은 1926년 세계 최초로 통조림 햄을 개발한 인물로, 이후 그가 세운 회사는 백 년 가까운 세월 동안 사람들이 즐겨 먹을 수 있는 고열량 단백질 식량을 공급하게 된다. 스팸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데, 호멜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위의 스팸 소비국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우리나라에서 접할 수 있는 스팸의 종류는 그다지 많지 않은 편이다. 지금부터는 갖가지 신기한 종류의 스팸을 모아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세상에 이토록 스팸의 종류가 많다는 점에 놀라게 될 것이다.
칠면조 스팸
북미 최대의 명절인 추수감사절에 반드시 필요한 식재료가 칠면조다. 칠면조 고기는 닭고기와 비슷한 맛을 내지만 부위에 따라서는 비린내가 다소 강하게 나는 편이다. 호멜사의 ‘칠면조 스팸’은 100% 칠면조 고기로 만들었으며, 일반적인 스팸과는 맛이 상당히 다른 편이다. 부대찌개와 같은 요리에 넣어서 먹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굽거나 부쳐서 섭취하기를 권장한다.
매운맛 스팸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매운 요리에 강하다. 매운 요리를 잘 먹는 것에 일종의 자부심을 가지는 이들도 많고, 그만큼 매운 식재료가 많이 팔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이들도 쉽게 접근하기 힘들 식품이 매운맛 스팸인 ‘스팸 핫 앤 스파이시’다. 보통의 스팸과 같은 모양을 가지지만 불그스레한 색을 띠는 이 제품은 특유의 짠맛과 고소한 맛, 거기에 매운맛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제품이다.
할라피뇨 스팸
멕시코가 원산지인 할라피뇨는 한국의 청양고추와 비슷한 정도의 매운맛을 지닌 고추다. 적당한 매운맛으로 인기를 끄는 할라피뇨를 스팸에 넣으면 어떻게 될까. 바로 ‘스팸 할라피뇨 맛’이 된다. 이 제품은 햄 중간중간에 잘린 할라피뇨가 섞여있으며, 먹었을 때는 혀를 자극하는 알싸한 매운맛을 안겨준다. 매운 정도는 스팸의 짠맛을 적당히 중화시키는 정도로 매운맛이 주는 아니라고 평가된다.
데리야키 스팸
데리야키는 간장, 설탕, 미림, 청주 등으로 만든 양념장을 발라 윤이 나게 숯불로 구운 닭고기를 이야기한다. 데리야키 조리법은 특히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데, 당연히 스팸도 이를 받아들인 종류의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데리야키 스팸은 소스 양념이 된 햄 통조림으로, 특유의 단 간장 맛이 특징이다. 양념 때문에 찌개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구워서 먹을 때는 단짠 조합의 맛이 나쁘지 않은 편이다.
후추 스팸
후추과 상록 덩굴식물로 만든 향신료인 후추는 현대 서양 요리의 필수 향신료로 꼽힌다. 서양에서는 거의 모든 요리에 짠맛을 내기 위해 소금 못지않게 후추를 많이 쓴다. ‘스팸 블랙페퍼’는 기본적인 스팸에 흑후추를 넣어 향을 더한 제품이다. 햄 표면에는 검은색의 통후추가 박혀있으며, 맛은 후추 향이 강하게 퍼지는 칼칼한 매운맛을 띤다.
초리소 스팸
‘초리소’는 이베리아반도에서 기원한 여러 종류의 돼지고기 소시지를 아우르는 명칭이다. 주로 돼지고기와 지방, 훈제한 고춧가루인 피멘톤을 넣어서 만들며, 적당히 매콤한 맛을 띤다. 스팸 초리소 맛은 말 그대로 멕시코 전통의 조리 방식으로 만들어낸 초리소의 맛을 담은 스팸이다. 제품은 특유의 독특한 훈제 향,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는 특이하게 느껴질 매운맛을 가진다.
포르투갈 소시지 스팸
포르투갈 소시지 맛 스팸은 비슷하게 이국적인 맛을 담은 초리소 스팸에 비해 호불호가 덜한 제품으로 꼽을 수 있다. 파프리카의 맛이 덜하고, 마늘과 후추가 더 많이 들어간 구성이다. 기본 스팸에 비해 덜 짜게 느껴지는 제품이기도 한데, 이는 옅게 풍기는 후추와 마늘의 향 덕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는 가장 잘 맞을, 무난한 맛의 스팸으로 평가된다.
토시노 스팸
‘토시노’는 꿀에 재운 돼지고기 음식으로, 특히 필리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돼지고기에 꿀이나 설탕, 간장, 생강즙, 술, 케첩 등으로 양념하여 구워서 먹는 요리다. 스팸은 일반적으로 짠맛이 굉장히 강한 음식인데, 토시노 맛 스팸은 짠맛이 거의 없고 특유의 단맛을 보다 많이 담고 있다. 역시나 찌개류에는 맞지 않는 스팸이며, 반찬으로 먹기에도 추천하기 힘든 맛을 가진다. 밥보다는 빵에 어울리는 스팸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메즈클리타 스팸
메즈클리타 스팸은 육류와 치즈를 조합한 제품으로, 푸에르토리코의 요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스팸이다. 잘라서 먹는 햄의 형태가 아니라 양념이 된 돼지고기와 치즈가 들어간 소스를 빵 등에 발라서 먹는 스팸이다. 사실 스팸이라고 불러도 괜찮을지 의문이 드는 특이한 제품으로, 멕시코계 미국인을 타깃으로 출시됐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지금은 단종된 상태다.
싱글 스팸
스팸을 먹고 싶지만 통조림 뚜껑을 따기조차 부담이 될 때가 있을 것이다. 통으로 된 스팸을 꺼내 일일이 먹기 좋게 자르는 것조차 귀찮을 때 간편하게 찾을 수 있는 제품이 ‘스팸 싱글 클래식’이다. 개별 패키징된 이 제품은 조리하기 좋도록 얇게 썰린 스팸 한 장을 담고 있으며, 그저 봉지를 뜯어서 먹기만 하면 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싱글 스팸은 우리나라에서도 정식 발매돼 유통되고 있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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