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마다 고유의 문화들이 존재한다. 고유 문화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볼 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국인에게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경우 같은 동양권에 속하는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문화, 풍습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다른 경우도 있다. 그중 한국과 확연히 다른, 일본에만 존재하는 목욕 문화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과 일본 목욕탕 의미
한국과 일본은 ‘목욕탕’의 의미가 다르다. 한국인들에게 목욕탕은 ‘더러워진 몸을 씻고 몸의 때를 벗기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일본인들은 ‘몸을 따뜻하게 해서 피로를 푸는 데 목적이 있어 하루를 마무리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탕에 몸을 담그는 것을 깨끗해지기 위한 전초 단계로 생각하지만, 일본에서는 몸을 다 씻은 후에도 탕에 다시 들어가는 행동을 보인다.
일본 목욕 문화가 발달한 이유
일본의 목욕 문화가 발달한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 하나는 고온 다습한 기후 때문이다. 일본은 사계절이 뚜렷하지만, 섬나라 특유의 기후 조건으로 여름에는 습기가 많고 무덥다. 끈적끈적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목욕을 자주 했고 자연스럽게 목욕 문화가 발달했다. 그 밖에 취약한 난방 시설과 종교적 의미를 띤 의례, 손님 접대의 한 형태로의 발전 등이 있다.
일본 목욕탕 시초
일본 최초의 대중목욕탕은 목욕을 함으로써 7가지 병을 물리치고, 7가지 복을 얻는다는 불교의 가르침과 관계가 있다. 그래서 고대 불교 사찰에는 반드시 ‘온실’이라는 욕탕이 있었고, 승려는 물론 중생제도의 차원에서 일반인들에게도 필요에 따라 목욕을 할 수 있도록 베풀었다. 이때 일반인들이 욕실을 무료로 이용했고 이것이 일본 대중목욕탕의 시초다.
욕조의 물 같이 쓴다
일본은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으면 온 가족이 돌아가면서 한번 받아놓은 물을 사용한다. 이것은 일본인이 목욕을 ‘피로를 푸는 곳‘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욕조에 들어가기 전 깨끗하게 몸을 씻고, 온 가족이 이용하기 위해 덮개를 사용하거나, 욕조에 있는 가열 장치를 사용해 온도를 유지한다.
일본은 때 밀기를 하지 않는다
한국의 목욕 문화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때 밀기다. 하지만 일본은 때를 밀지 않는다. 일본 목욕 문화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러 간다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목욕탕에서 때를 미는 경우가 거의 없다. 때 밀기가 신체의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본에서도 때 밀기가 인기를 얻기도 했으나 아직도 많은 일본인들은 때를 밀지 않는다.
욕조 안에 페트병을 둔다
일본인의 남다른 절약 정신을 목욕 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은 페트병에 물은 받은 후 욕조에 넣어둔다. 매번 목욕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물이 필요한데, 페트병을 둠으로써 그만큼 욕조의 수위가 높아져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목욕탕 안에 수건 금지
일본 온천에 가본 사람이라면 탕 안에서 수건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일본 목욕탕에서는 탕 안에 수건을 가지고 가면 안 된다. 작은 수건은 가지고 갈 수 있지만, 몸을 감싸는 큰 수건은 사물함에 두고 가야 한다. 이는 수건이 물에 닿을 경우 물이 더러워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또한 수건을 물에 담그는 행위를 금지하고 머리카락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단정히 묶는 것이 좋다.
타투 금지
일본의 목욕탕은 문신에 엄격하다고 알려졌다. 고요한 온천의 분위기와 맞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 혐오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입욕 중에 퇴출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전에 문신이 있어도 입욕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신이 있는 경우에는 대중목욕탕보다는 실내에 욕탕이 있는 곳에 숙박하는 경우가 많다.
남녀 혼욕
일본의 다양한 목욕 문화 중 가장 놀랄만한 문화는 남녀 혼욕이다. 불특정 다수의 남녀가 혼욕하는 목욕탕에서 난잡한 분위기가 생겨 1791년에 남녀 혼탕 금지령이 내려졌지만, 거의 지켜지지 못했다고 한다. 지금도 몇몇 노천 온천에서는 남녀 혼욕탕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차츰 쇠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입욕 후의 매너
한국에서는 몸이 젖은 상태로 탈의실에서 몸을 닦는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몸이 젖은 상태로 탈의실로 돌아가는 것은 실례되는 행위다. 탈의실에 돌아갈 때는 꼼꼼하게 몸을 닦은 후 목욕 수건으로 몸을 감싸는 것이 일반적이다.
글 : 오혜인 press@daily.co.kr
공감 뉴스 © 데일리라이프 & Dail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