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딸기의 계절이다.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은 딸기를 테마로 삼아 분위기를 꾸미고, 카페는 딸기로 이뤄진 시즌 음료를 내놓는다. 하지만 모든 딸기가 겨울에 나는 것은 아니다. 품종에 따라 어떤 딸기는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이 나기도 하며,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자체 개발 품종이 나오기 전에는 여름철이 오기 전을 딸기의 제철로 이야기하고는 했다. 지금부터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주로 유통되는 딸기 품종들을 살펴보고, 각각의 품종이 가진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설향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딸기의 85%는 ‘설향’ 품종의 딸기다. 키우기 쉬우며, 수확기가 빠르고 수확량도 많아 농부들이 선호하는 품종이다. 설향 품종은 2000년대 중반에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품종으로, 일본 품종이 주를 이루던 상황을 바꾸기 위해 개발되고 보급된 품종이다. 설향 딸기는 단단하지는 않지만 상큼한 맛이 있고, 과즙이 풍부하며 단맛이 강한 품종으로 이야기된다.
아리향
아리향은 최근에 개발된 딸기 품종으로, 알이 크고 맛이 좋지만 재배가 어려운 품종이다. 설향에 비해 흰가룻병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이 크고 단단하며, 향이 좋아서 기본적인 품질을 높게 평가받는 품종이기도 하다. 아리향 딸기 한 알의 가격은 국내 백화점에서는 3천 원 내외의 가격으로 팔리는데, 해외로 수출하게 되면 약 5천 원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네시아와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수출되며, 수요가 많아 전체 생산량의 절반이 수출되고 있다.
금실
‘금지옥엽 귀한 자식 같은 딸기’라는 뜻을 가진 금실 딸기는 매년 11월 초 출하하는 품종으로, 평균 과중이 20.4g으로 단단하고 무겁다. 단맛이 강하며, 은은하게 복숭아 향이 나는 딸기로 알려져 있다. 진주와 산청 지역에서 주로 나며, 홍콩으로 주로 수출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맛이 좋지만 널리 재배되지 않는 것은 설향에 비해 수확량이 적으며, 키우는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점이 많은 까다로운 품종이기 때문이다.
매향
2001년 충남 논산 딸기시험장에서 개발된 매향 품종은 당도가 높고 과실이 단단해, 저장성과 운반성이 좋은 딸기로 꼽힌다. 개발 초기에는 대부분의 수량이 수출 물량으로 소화돼,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품종이기도 했다. 신선도도 오래 유지되지만 문제는 병충해에 약하다는 점으로, 이로 인해 많은 농가가 매향 대신에 설향을 선택해 재배하고 있다.
육보
육보 품종은 설향이 우리나라에서 지배적인 품종이 되기 전에 자리를 잡고 있던 일본산 품종이다. 2005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육보와 장희라는 일본 품종 딸기가 국내 생산량의 85.7%를 차지하고 있었다. 단단하고 둥그런 모양이 특징이며, 맛은 여타 품종에 비해 새콤한 맛이 강하다. 비교적 저장성이 강해서 냉장고에 일주일 이상 보관할 수 있다.
장희
장희 또한 대표적인 일본산 품종이다. 저장성은 육보보다 떨어지지만 새콤한 맛이 별로 없고 단맛이 주를 이룬다. 몸통이 길쭉하고 끝이 뾰족한 모양을 하고 있다. 부드러운 과육이 특징으로, 신맛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에게 권할 수 있는 품종이다. 과육은 연분홍색을 띠며, 과심은 하얀색을 가진다. 장희 품종 딸기의 당도가 가장 높은 출하 시기는 10월부터 1월까지며, 2월부터 출하되는 장희는 당도가 이전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을 듣는다.
비타베리
비타베리는 설향을 대체할 새로운 품종을 목표로 개발된 딸기로, 경도와 당도가 우수하고 비타민C의 함량이 높은 품종이다. 촉성 재배용 품종으로 생육이 왕성하고, 과실은 원추형을 가진다. 색은 설향보다 밝은 선홍색을 띠며 윤기가 더 난다. 과실의 평균 무게는 약 16g으로 설향보다 약간 큰 편이지만, 대신 과수의 수확량이 설향보다도 적다. 다만 설향에 비해 흰가룻병에 약하다는 단점을 가진다.
킹스베리
킹스베리는 논산딸기시험장이 2007년부터 연구해, 2016년에 이르러서야 개발에 성공한 프리미엄 딸기 품종이다. 과실의 평균 무게가 30g으로 설향에 비해 절반은 더 크고, 일부 과육은 달걀보다도 큰 크기를 가진다. 은은한 복숭아 향을 내며 맛이 뛰어나고, 과즙이 풍부하다. 당도는 설향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정도다. 하지만 설향에 비해 재배 난이도가 높고, 수확량이 적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메리퀸
메리퀸은 설향과 매향을 교배한 품종으로, 당도가 높고 산도가 낮아 달콤한 딸기로 꼽힌다. 메리퀸 또한 촉성형 품종이며, 육질이 단단하고 설향보다 당도가 높다. 설향과 매향의 중간 정도의 수확량을 가지며, 과육이 치밀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봄이 되면 수확된 과육의 품질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날씨가 따뜻할수록 수확되는 메리퀸의 당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만년설
만년설은 경상남도의 지리산에서 처음 재배된 핑크빛의 딸기 품종이다. 연한 핑크색을 띠고 있어 익지 않았을 것 같은 외관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딸기보다 신맛이 적고 당도가 훨씬 높은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도 이 품종은 재배량이 극히 적어, 우리나라에서 쉬이 만나기 힘든 딸기다. 만년설은 설향의 딸기 종자를 5년 동안 연구해 개발된 품종으로 전해진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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