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레트로 게임기로 분류할 수 있는 긴 역사를 지닌 ‘다마고치’의 인기가 다시 오르고 있다. 다마고치는 휴대용 디지털 반려동물 육성 게임기로, 화면 속 캐릭터에게 밥을 주고 배설물을 치우며 함께 놀아주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2017년까지 전 세계 누적 판매량 8200만 개를 넘어선 인기 게임이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시금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부터는 다마고치의 탄생과 인기의 배경, 그리고 지금까지 거쳐온 역사를 돌아보고자 한다.
제품 탄생의 배경
다마고치는 1996년 일본의 반다이와 주식회사 위즈의 손을 통해 만들어졌다. 이름의 유래는 일본어로 알을 뜻하는 ‘다마고’와 애칭형 접미어 ‘치’가 합쳐진 것이다. 1996년 2월 프로그래머로 재직하다 퇴직한 프로그래머 ‘아키 마이타’라는 여성이 취미 삼아 개발한 것이 다마고치의 시작으로, 이걸 반다이가 한화 약 8천만 원에 아이디어를 구입해 내놓은 것이 처음 시작이었다.
학생층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
게임성의 측면에서 다마고치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 알 상태에서 시작되는 게임은 알이 부화해 등장하는 새끼를 돌보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새끼는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는데, 당시 불황으로 인해 반려동물을 키우기 어려웠던 여성층이 여기에 주목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다. 당시 몇 번의 사업 실패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반다이는 다마고치를 통해 다시금 회사를 정비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1997년 정식 발매
우리나라에 다마고치가 정식으로 발매된 것은 일본 발매 이듬해인 1997년이었다. 대원동화를 통해 정식으로 발매되었는데, 당시 만 원 내외의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2004년에는 한빛소프트가 다마고치 플러스를 유통했으며, 2014년부터는 반다이 남코 코리아가 직접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마고치 플러스 이후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금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다마고치 TV판 애니메이션
다마고치는 다양한 형태로 IP를 발전시켜 나갔다. 기본적으로 게임이기 때문에 콘솔 게임기를 겨냥해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로 출시되기도 했으나 그다지 좋은 평은 받지 못했다. 한편, 이 IP는 몇 차례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송출되기도 했다. 1997년 7월 방영을 개시한 후지TV의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2007년 12월에는 BS11에서 ‘자 가자! 다마고치’, 2014년에는 ‘다마고치!’라는 타이틀로 TV도쿄 계열에서 방영된 바 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도 수차례 제작돼 상영되기도 했다.
수많은 짝퉁 다마고치
다마고치는 기본적으로 제품 구현이 어렵지 않은 게임기다. 그렇기에 출시 직후부터 다마고치의 형태와 게임성을 도용한 소위 ‘짝퉁’이 창궐했다. 개중에는 우리나라의 아이돌 스타를 키우는 방식의 제품도 있었으며, 지금 이 시점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저렴한 가격의 짝퉁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다마고치가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이후, 이듬해 빠르게 우리나라에 정식 유통을 개시한 것도 수많은 짝퉁 다마고치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꾸준한 인기
우리나라에는 기본이 되는 제품 출시 이후 잠깐의 열풍이 불었지만, 그 기간은 그리 길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다마고치의 인기는 지금껏 꾸준히 유지돼 왔다. 1996년 11월 23일 발매된 최초의 다마고치는 프리미엄이 붙어 리셀링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거의 매년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도 다마고치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윤리적 문제점 또한 꾸준히 제기
반려동물을 키우는 게임이기에 듣기로는 따뜻하고 귀여운 게임일 것만 같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이 게임은 다양한 윤리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형태로 새끼가 진화한 경우에는 일부러 밥을 주지 않아 굶겨서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를 빼서 제품을 리셋시켜 캐릭터를 다시 살려내는 것도 가능한데, 이로 인해 생명 경시 풍조가 어린이들에게 생겨날 것을 교육자와 지식인들이 우려하기도 한다.
다양한 종류의 다마고치
최초에 출시된 다마고치는 흑백 화면이었으며, 지금은 컬러 화면을 가져 보다 생생하게 반려동물을 그리는 컬러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초기 제품은 단순하게 밥을 먹이고 관리하는 것이 게임의 전부였는데, 이제는 작물을 재배해서 내다 팔거나 학교와 베이비시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최근 제품은 적외선 통신, NFC, 블루투스를 갖고 있는 스마트폰과 통신할 수 있는 기능까지 탑재하고 있다.
패러디와 콜라보
다마고치는 다양한 IP와 콜라보를 하고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주술회전, 산리오 캐릭터즈, 심지어 카카오프렌즈와도 콜라보를 진행한 바 있다. 콜라보 다마고치는 해당 IP의 스킨을 입고, IP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한편, 정식으로 콜라보가 되지 않은 일종의 패러디(혹은 도용) 제품들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최초의 다마고치가 인기를 끌 때 우리나라에 출시된 ‘해피잭키’ 같은 버전이다.
지금은 컬러가 된
과거의 흑백 다마고치만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충격이겠지만, 현재의 다마고치는 컬러 화면을 탑재해 출시되고 있다. 2008년 ‘다마고치 플러스 컬러’부터 컬러 화면을 탑재했으며, 우리나라에는 2011년 3월 19일 출시된 ‘다마고치 iD L’ 라인업이 2014년 국내에 정발된 바 있다. 흑백 화면의 제품은 지난 2017년 11월, 다마고치 출시 20주년을 기념한 복각판으로 출시된 것이 마지막이다.
모바일에서도 키운다?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고, 언제든 플레이해볼 수 있다는 다마고치의 장점은 곧 스마트폰의 장점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으로도 다양한 다마고치가 출시되었는데, 최근에는 앱 다운로드조차 필요없이 다마고치형 게임을 제공하는 곳이 있다. HTML5 게임 전문 사이트 게임엔에서는 반려동물 다마고치 게임인 ‘미니펫’을 서비스 중에 있다. 앱이 아니기에 어느 기기에서든 접속만 하면 반려 동물을 키울 수 있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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