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사고를 담는 그릇이며,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라 할 정도로 중요한 표현 수단이다. 우리 삶과 일상에서는 없다고 생각하기 힘든 한글은 전 세계적으로 만든 이와 반포된 날짜가 공식화된 유일한 언어라고 한다. 한글은 오늘날 편리하고 아름다운 문자로 사용될 뿐 아니라 소중한 민족 문화 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공기처럼 익숙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한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한글날의 의미는?
한글날은 1926년 음력 9월 29일, 조선어연구회가 주축이 되어 우리 말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불러일으켜 겨레의 넋을 살려내려는 민족운동 차원에서 제정되었다. 한글은 음성 언어를 정확하고 쉽게 적을 수 있는 우수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한글 창제 및 반포를 기념하는 날로 한글날이 국경일로 지정됐다.
한글날의 역사는?
한글날의 초기 명칭은 ‘한글’날이 아니라 ‘가갸’날이었다. 당시 한글을 배울 때 “가, 갸, 거, 겨”라고 읊으며 배웠던 것에 착안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1931년에 한글날을 양력으로 고치기로 하였고 율리우스력에 맞추어 10월 29일을 한글날로 정하게 되었다. 이후 2005년 12월 29일, 한글날이 국경일이자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
훈민정음이란?
훈민정음은 세종 15년에 창제됐다. 이후 세종 28년 동명의 책으로 반포되었고 초기엔 훈민정음 혹은 정음이라 불렸으나, 언문(諺文), 언서(諺書), 반절(反切) 등으로 더 많이 불렸다. 이후 1894년 갑오개혁 당시 주체적인 문자라는 의미를 더해 국문(國文)이라 불렸고, 한글이라는 호칭은 1931년 주시경이 조선언문회였던 배달말글몯음을 한글모로 고치면서 널리 활용되었다.
한글의 우수성
한글의 우수성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석학들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이 ‘조음 기관’을 모방해 만든 것에서 기인해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 ‘한글은 우수하고 과학적’이라며 평가했다. 주시경을 비롯한 한글학자들이 재정립하여 일부 글자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많은 발음을 그대로 문자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직접 만들었다
한글은 만든 사람과 시기가 분명한 글자다. 하지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함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만들었다고 가르치고 있지만 모두 잘못된 말이다. 젊은 집현전 학자들은 한글이 다 만들어진 뒤에 널리 알리고 펴서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도록 세종대왕을 도왔을 뿐이며, 한글은 세종대왕이 몸소 만들었다.
세종대왕은 창호지를 보며
한글을 떠올렸다?
세종대왕이 창호지 무늬를 보며 ‘ㄱ, ㄴ, ㄷ’ 등의 자음과 모음을 떠올렸다는 내용은 그럴듯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21세기에도 과학적으로 아주 훌륭한, 지구상에 또 없을 문자고 칭송받는 한글은 혀의 위치, 입의 모양 등 같은 발음을 계속해서 반복하며 수없이 고뇌하여 만들어진 문자다.
한글은 주로 누가 사용했을까?
한글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사람들은 상스러운 글자라 생각했다. 그래서 양반 남성들 사이에서는 한글이 퍼지기 어려웠으며 한문을 접하기 어려웠던 여성들 사이에서 훈민정음이 조금씩 퍼지기 시작했다. 그 후 훈민정음의 편리함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한글을 사용했고 훈민정음이 반포된 이후, 법과 글을 몰라서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는 백성이 줄었다고 한다.
한글 창제를 반대한 사람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조선은 성리학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외교 정책에서 중국을 사대의 예로 우대했고 나머지 주변국, 여진, 일본, 유구 등에 대해선 교린하였다. 한자가 아닌 어문, 즉 한글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것은 중화를 위반한다는 논리였다.
한글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한글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일까? 이에 대한 답은 NO. 유네스코는 문자 자체를 문화유산으로 등재한 적이 없다. 어떤 문자든 그 나라의 문화를 담고 있어 모두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 때문이다. 한글과 관련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된 전 세계 유일의 문자 해설서인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한글은 한자를 모방한 문자다?
한자는 표어문자로 글자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어 수많은 한자를 알아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한글은 한글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도 자음과 모음을 1시간만 배우면 소리 나는 대로 적을 수 있을 정도로 읽고 쓰기 편한 문자다. 세종대왕이 국민들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고심의 고심 끝에 만든 문자로 우리나라는 세계 여러 나라 중 가장 낮은 문맹률을 보유하고 있다.
글 : 오혜인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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