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과일을 고정된 맛과 형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무언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붉은색을 이야기할 때는 사과나 딸기에 빗대고, 초록색을 이야기할 때는 수박을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는 종이 같더라도 기후에 따라 다른 형태와 맛을 가지게 된 과일들이 많다. 우리는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 특이한 형태와 맛을 가진 과일이 실로 많은 것이다. 지금부터는 전 세계 각지에서 만날 수 있는 특이한 과일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핑크파인애플
과육이 핑크색인 파인애플이 있다. 직관적으로 ‘핑크파인애플’이라 불리는 이 과일은 자연에서 자생한 품종은 아니다. 세계적인 과일 유통업체 델몬트가 개발해 출시한 상품이다. 해당 제품의 정식 명칭은 ‘핑크글로우’로, 델몬트는 색깔과 맛을 개발하기 위해 16년 이상의 긴 시간을 소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육은 선명한 분홍색이며, 파인애플보다 과즙이 풍부하고 달콤한 맛을 가지고 있다.
브스어
‘브스어’는 베트남에서 만날 수 있는 열대과일이다. ‘어머니의 젖’이라는 뜻을 가진 과일로, 영어로는 주로 ‘스타애플’이라 불린다. 열매를 가로로 잘라보면 씨와 과육이 분포된 모양이 별 모양 같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브스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유는 풍부하고 달콤한 과육과 과즙에 기인한다. 부드러운 우유 맛에 비하기도 하는데, 조금 먹어도 포만감을 줘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좋다.
아테모야
아테모야는 태국에서는 노이나, 대만에서는 봉리석가, 영미권에서는 슈거애플 혹은 커스터드애플이라 부르는 품종이다. 동남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주산지는 미국, 남아프리카, 이스라엘, 대만 등으로 꼽힌다. 씨는 단단하고 독성이 있어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껍질도 먹지 않고 버린다. 과육만 먹고 씨를 발라내는 방법으로 흔히 먹으며, 비타민이 풍부해 감기 예방, 불면증, 빈혈 등에 좋은 과일이다.
스네이크 푸르트
태국에서 살라크라고 불리는 이 과일은 뱀이 즐겨 먹는 과일이 아니라, 껍질이 뱀의 피부를 닮아 스네이크 프루트라고도 불린다. 태국, 발리, 인도네시아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과일로, 껍질을 벗겨내면 주황빛의 알맹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씨앗을 제거한 과육을 차갑게 식혀서 먹으며, 수분기가 많으며 달콤하고 아삭함이 많이 느껴진다. 혈관 건강 개선, 눈 건강, 기억력 향상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미멜론
하미멜론은 ‘황제의 과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과일이다.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하미지구가 원산지인 하미멜론은 청나라 때 하미국의 왕이 청나라 황제에게 이 과일을 바치면서, 황제의 과일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됐다. 병해에 강해서 재배가 수월하고, 당도가 높아서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재배하는 농가가 많아지는 과일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멜론보다 단단해서, 후숙을 해도 쉽게 물러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크류 파인
스크류 파인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흔하게 자라는 열대식물이다. 열대와 아열대 기후의 아시아, 아프리카에 분포하며, 대부분이 해안이나 늪지에 생육한다. 가지에서 뿌리가 많이 분리돼 나와 스크류 드라이버처럼 뒤틀려 있는 모습에서 지금과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맛은 파인애플과 흡사하며, 주로 익혀서 섭취한다. 잎과 목재는 남방식 가옥의 건축 자재로 주로 활용된다.
쿠푸아수
쿠푸아수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 나는 열매로, 주산지는 브라질이다. 카카오와 같은 카카오속에 해당하며, ‘브라질리언 코코아’라고도 불린다. 아마존 원주민들의 주요 식량 중 하나였는데, 열매의 무게는 최대 4㎏에 달한다. 딱딱하고 두툼한 껍질을 제거하면 크림색의 과육이 드러난다. 초콜릿과 바나나, 파인애플 등이 뒤섞인 향과 맛으로 묘사된다. 나무 한 그루당 12개의 열매를 매년 2월에서 4월 사이에 얻을 수 있다.
미라클 베리
미라클 베리는 서아프리카 열대 지역이 원산지인 과일로, 열매는 붉은색을 띤다. 과육의 양은 많지는 않으나, 신기하게도 섭취한 이후에는 1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모든 맛을 단맛으로 느끼게 된다. 이는 과육 내에 함유된 미라쿨린이라는 당단백질의 영향으로, 이 신기한 효능으로 인해 ‘기적의 열매’라 불리고 있다. 특별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단 음식을 자제해야 하는 이들이 단맛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자부치카바
자부치카바는 나무 기둥에 직접 열매를 맺는 과일이다. 브라질이 원산지로,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볼리비아 등지에서도 재배된다. 과실은 포도 모양과 비슷하며, 처음에는 파란색이었다가 익을수록 점차 보라색으로 변한다. 두꺼운 껍질에는 많은 양의 타닌이 함유돼 있으며, 과육은 희고 신맛과 단맛이 난다. 씨가 큰 것이 특징으로, 그냥 먹기도 하지만 주로 젤리나 와인의 재료로 활용된다.
피살리스
피살리스는 토마토와 같은 과의 식물로, 껍질에 둘러싸인 열매 또한 토마토와 비슷한 모양을 가진다. 과육의 식감은 단단하며, 맛은 약간 신맛이 있는 딸기 혹은 파인애플과 비슷하다. 일부 종은 단맛에서 짠맛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풍미를 가진 종으로 개량되기도 했다. 과육을 그냥 먹기도 하며, 디저트나 향료의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비타민B, C, 철분 등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과일이다.
글 : 최덕수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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