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이 다시 한 번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은 현실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모든 학교에서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고통 속에서 힘들어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면 위로 떠오르는 학교폭력
학교폭력은 점점 진화하여 더 잔인하고 끔찍하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2004년에서야 나오기 시작했고 그마저도 유명무실한 상태였다가 2011년 대구 중학생 집단 괴롭힘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강화되었습니다. 학생들이 본인의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나 문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다루는 방식 등을 익힐 수 있도록 학생들의 심리적, 정서적 지원을 위한 사회적인 차원의 관심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피해자의 인생 망가뜨릴 수 있어
학교폭력은 피해자에게 매우 심각한 심리적 후유증을 남겨 다양한 정신 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피해자 대부분이 적응 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트라우마, 우울 장애, 불안 장애 등 다양한 정신 질환을 겪으며 더 나아가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해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학교폭력의 주된 원인은?
학교폭력의 주된 원인은 가정교육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고 학생 지도 부족, 폭력적인 대중매체 등도 순위에 올랐습니다. 특이한 점은 개인주의적 사회 분위기도 학교폭력에 한몫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인데요, 10년간 약 3배 정도로 응답률이 높아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장 많은 종류는 언어폭력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들 중 과반수에 가까운 학생이 언어폭력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과거에는 친구들과의 장난이나 사소한 다툼으로 여겨졌지만 언어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언어폭력도 학교폭력 유형 중 하나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성인이 된 피해자들도 상담센터 찾아
학폭 예방단체인 푸른나무재단에 접수된 상담 사례에 의하면 학폭 피해 시점의 폭이 상당히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폭 피해자들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취업은커녕 트라우마로 사람을 아예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불쑥불쑥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들로 미루어 보아 학교폭력은 평생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 하는 인생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걸 알 수 있죠?
오래전 학교폭력, 신고할 수 있을까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고통이 심해져 뒤늦게나마 법적 대응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거의 학폭을 고소할 수 있을까요? 피해자의 고통과 무관하게 공소시효가 지났다면 법적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현행법상 공소시효는 폭행은 5년, 상해는 7년, 강제추행은 10년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 남는 학폭 가해 기록도 가해자가 학교를 졸업하는 동시에 혹은 2년이 지나면 삭제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가해자가 사과를 하러 왔다면?
어느 날 불쑥 가해자가 사과를 하러 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가해자의 사과가 심리적으로 도움이 될까요? 갑작스러운 가해자의 사과는 피해자의 입장에선 또 다른 폭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교폭력은 어떤 경우에서든 용서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가해자가 진정성 있게, 그리고 꾸준하게 미안함을 표현하고 사과한다면 그 마음을 받아들이고 잘못을 받아주어도 됩니다. 하지만 현재 여전히 너무 힘들다면 굳이 사과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당장 해야 할 일
자녀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먼저 자녀의 말만 듣고 성급하게 파악하는 것은 금물! 서로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으니 정확한 사안을 파악합니다. 그다음 사안에 따라 형사 고소나 학폭 심의 절차를 시행할 것인지 둘 다 진행할 것인지 심사숙고하여 결정합니다. 학폭 심의를 진행한다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처분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고려하고 장기간 반복된 학폭이 아니라면 서로 화해하고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입니다.
트라우마로 힘들어하는 피해자들
어른이 되어버린 학폭 피해자들은 그 시기에 겪은 일들로 인한 트라우마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학폭에 대한 경험을 털어놓고 나누며 공감을 얻고 신뢰를 쌓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면 조금 늦었지만 천천히 신뢰를 쌓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중요한 조기 치료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경우 병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받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치료 시기를 놓쳐버리면 정서적으로 어려움이 오래 지속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공식 사이트의 자가진단 등을 통해 본인의 상태를 파악하고 주의가 필요하거나 심각한 수준이라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도움을 요청하도록 합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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