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식에서 회향사하는 자승 스님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전직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입적한 일과 관련, 손수호 변호사는 1일 “의문이 다 해소된 게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손 변호사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번 일을)왜 국가정보원이 조사하고, 언론에 연일 실리는 게 왜 이러는 것인가’라는 진행자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손 변호사는 “우선 (자승스님의)동기가 무엇인가. 동기가 불명확하다는 주장인데, 불과 한 달 가량 전까지만 해도 ‘대학생 전법에 10년간 모든 열정을 쏟아붓겠다’, 이렇게 강한 의지를 보였다”며 “그런데 갑자기 이런 방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 이런 의견이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속마음이 다른 경우가 많다고 한다’라는 진행자 말에는 “그럴 수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했다.
30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스님이 전날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서 화재로 입적한 자승 스님의 장례와 관련한 언론 브리핑을 하던 중 울먹이며 잠시 자리를 나서고 있다. 왼쪽에 자승스님이 남긴 열반송이 붙어 있다. [연합] |
손 변호사는 이어 “(자승스님)유서의 내용, 형식에 대한 의문”이라며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는 자승스님 차량에서 발견됐다는데, 노란 종이 2장에 쓰인 것이다. 입적 동기에 대한 설명이 없고, 교계나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저 상자(상좌)들이 복원할 것이다, 검시할 필요가 없다, 이런 내용뿐”이라며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번이나 지낸 대종사가 소신공양이라는 방법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이렇게 사실상 아무런 메시지도 남기지 않았다, 유일하게 남긴 내용이 수사할 필요 없다, 이런 말 뿐이라는 게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또 “사망 방법과 장소에 대한 의문”이라며 “소신공양이라는 방법을 택했다고 해도 왜 굳이 본인이 있던 봉은사가 아닌 안성의 칠장사를 찾아갔는가. 또 굳이 칠장사의 요사채를 통째로 불태웠는가”라며 “이런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는 “우선 경찰이 다각도로 수사에 나섰다. 현장에는 국정원 요원들도 발견됐다”며 “경찰 수사와 별도로 국정원이 현장 점검을 했는데, 왜 나왔느냐고 했더니 경찰 수사와 별도로 테러·안보 위해 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례적”이라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손 변호사는 “물론 범죄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다거나 범죄와 관련됐다고 단정하는 등 그럴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분명히 했다.
30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 마련된 자승스님 분향소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스님들이 추모 법회를 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냈던 자승스님은 전날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에서 화재로 입적했다. [연합] |
이런 가운데, 대한불교조계종은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조계종 대변인인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스님은 자승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 도생을 발원하며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에게 경각심을 남겼다”며 브리핑에서 밝혔다. 소신공양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뜻한다.
자승스님은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스님이 입적에 앞서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에게 전하기 위해 남기는 말이나 글)을 남겼다고 조계종은 전했다.
차량에서 발견된 2장 분량 메모에는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라며 “이 건물은 상자(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라고 칠장사 주지 스님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도 “화재 당시 요사채에는 자승스님 외에 다른 출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못박은 상황이다.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자승스님의 타살 가능성 등 의혹이 번지자 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이같은 일부 내용을 언론에 알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승스님은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소재 사찰 칠장사에서의 화재로 숨졌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