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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돌아가셔서 마음이 착잡하고 슬프네요. 소신공양 하신 겁니다”
자승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조계사는 추운 날씨에도 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신도들로 가득했다. 조계사 인근의 직장인들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분향소를 찾는 모양새였다.
조계사에서 봉사한 지 40년이 넘었다는 전 모(74)씨는 “참 멋있고 큰 일도 많이 하신 분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마음이 착잡하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이후에도 한참을 대웅전 앞에 놓인 화환 곁에 머물며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조계사 대웅전 뜰에서 향을 피우며 기도하는 신도들과 탑을 돌며 스님의 명복을 비는 신도들의 얼굴은 침울한 기색이 역력했다. 향을 피우는 공간 옆에 앉아있던 한 신도는 “염불단과 함께 들어가려고 기다리고 있다”며 “(자승스님을)항상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입적 하셨다는 소식을 듣고는 눈물이 핑 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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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분향소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추모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제단을 향해 세 번 절을 올린 추모객들은 고인의 영정 곁에 도열한 조계종 스님들과도 인사를 나누고 대웅전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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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는 신도들 사이에서 이날 조계사에는 정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른 아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당 인사들이 분향소를 찾았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고인의 영정 앞에 헌화와 3배를 올리며 조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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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30분께 분향소를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조문을 마치고 “두어 달 전에도 봉은사에서 자승스님이 시키신 일도 있어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가슴이 아프다”며 “불교계 큰 어른이 가셨기 때문에 불교계가 잘 수습해서 국민들의 마음에 정화와 위로, 중심을 잘 잡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12시께 조계사를 찾은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스님께서 자주 불러주셔서 차도 함께 마시고 이야기를 나눴다”며 “고인은 남북의 평화통일, 북한 불교문화재 복원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셨는데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조계사를 찾은 가운데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황상무 신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등도 조계사를 방문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에 위치한 칠장사 요사채(스님들의 거처)에서 난 화재로 입적한 자승스님의 장례는 조계종 종단장으로 엄수되며 오는 3일까지 이어진다. 영결식은 12월 3일 오전 10시에 조계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진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은 전날 자승스님의 또 다른 유서가 발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서의 구체적 내용을 전하지는 않은 진우스님은 “상대적인 세계에서 벗어난 절대 피안의 세계로 깨달음의 성취를 하신 것 같다”며 “그 이상 그 이하, 덧붙이거나 왈가왈부할 문제가 이제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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