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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열풍 덕분에 세계 공용어 된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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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과 한국 드라마가 이끄는 한류 열풍 덕분에 한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면서 세계적으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인기 아이돌이 해외에서 공연을 하면 외국 팬들이 한국어로 된 노래 한 곡을 떼창 하거나, 한국 드라마 명대사를 줄줄 외우는 건 기본이다. 심지어 한글날에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수천 건의 삐뚤빼뚤 한글 손 글씨 인증사진이 줄지어 올라오기도 했다. 이는 외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아이돌 해외 팬들이 한글날을 기념하려 ‘한글 쓰기 인증 릴레이’를 펼친 것이다. 영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심지어 아랍어까지 사용자들이 저마다 쓰는 모국어는 달랐지만 ‘한글’에 대한 사랑만은 똑같았다. 그 결과 대체불가 고유명사로 세계 공용어로 자리 잡은 한글 단어들도 생겨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단어는 다음과 같다.

 

 

꼰대

사진 : 유튜브

최근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오늘의 단어’로 ‘꼰대’(KKONDAE)를 선정한 바 있다. BBC2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이런 사람을 알고 있나요?”라는 내용과 함께 ‘꼰대’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꼰대’는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다른 사람은 늘 잘못됐다고 여김)”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이 외에도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도 “한국어로 ‘거들먹거리는 노인’이라는 뜻”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꼰대’라는 단어를 소개하기도 했다.

 

 

먹방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최근 유튜브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먹방의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따서 ‘먹방’(Mukbang)이 고유명사처럼 쓰일 정도다. 전 세계 유튜브 트렌드를 정리한 영상인 ‘YouTube Rewind 2018’에도 먹방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유튜브에 먹방을 검색하면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올린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해외통신은 “한국에 뿌리를 둔 먹방이라 불리는 영상이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타고 미국과 전 세계로 퍼졌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갑질

사진 : MBN 뉴스

과거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 재벌 일가의 특권 의식을 보도하며 ‘갑질’(Gapjil)이라는 단어를 영어식으로 바꾸지 않고, 한국어 표현 그대로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일부 한국 대기업의 중심에 있는 학대 문화”라는 제목의 뉴스에서 갑질을 ‘마치 중세시대 영주처럼 기업의 오너들이 부하 직원이나 하도급업자를 다루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다른 영어 단어로 설명할 수 없어 갑질이란 단어를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벌

 

재벌은 여러 기업을 거느리며 막강한 재력과 거대 자본을 가진 자본가 무리를 뜻하며, 어떤 이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자 또 어떤 이들에게는 공공의 적으로 통하는 존재다. 이 ‘재벌’(Chaebol)이란 단어가 세계에서 권위 있는 사전 중 하나인 ‘옥스퍼드 영어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에 등재된 것이다. 사전에는 ‘특히 가족이 소유한 기업’으로 소개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형태로, 다른 단어로 대체할 수 없어 그대로 사전에 등재된 것이다.

 

 

포대기

사진 : 유튜브

해외 여러 사이트에는 포대기가 판매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포대기에 대해 “한국 전통 스타일의 아기 운반용 도구로 긴 끈이 연결된 천을 이용해 엄마가 아기를 업을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포대기’(Podaegi)를 검색하면 포대기 제작 후기와 포대기로 아기를 업고 있는 엄마들 사진이 검색될 정도다. 유튜브에서도 ‘포대기 매는 방법’을 소개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포대기를 사용해본 외국인 여성들은 아이와 정서를 교감하는 기분이 강하고, 가벼워서 다른 일을 함께 하기 좋다는 소감을 남겼다.

 

 

반찬

 

‘반찬(Banchan)’이라는 표현도 영어 단어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반찬은 여러 가지 음식을 한 식탁에 놓고 두루 먹는 한국 식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외국인이 늘면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가짓수가 많고 돈을 더 내지 않아도 리필해주는 반찬은 한식을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양식에서 곁들임 요리를 뜻하는 ‘Side dish’라는 단어가 있지만, 반찬과는 그 뜻이 미묘하게 다르다. 무엇으로도 반찬의 뜻을 대체할 수 없어 그대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오빠, 언니

 

요즘 K-pop과 한류가 매우 핫하다. 한국 아이돌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며 해외 팬들 사이에 한국 표현이 자연스레 스며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빠’(Oppa)와 ‘언니’(Unnie)가 그 대표적인 예다. 나이에 따른 서열이 존재하는 한국의 아이돌을 덕질하기 위해 익혀야 할 필수 표현이다. 한류 팬들은 물론 많은 외국인들이 ‘오빠’가 무엇인지 알아듣는다고 한다. 또한, 그룹에서 가장 어린 멤버를 부를 때도 ‘The Youngest Member’가 아닌 ‘막내’(Maknae)라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한다.

 

 

애교

 

애교도 영어로는 아예 그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에게 물어보면 애교라는 개념도 없고, 애교를 떠는 사람도 본 적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인기 아이돌이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의 댓글창에는 ‘애교’(Aegyo)라는 단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굳이 영어로 하면 ‘Cute action’ 또는 ‘Cute Behavior’ 정도다. 이처럼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음에도 한국식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그 나라 고유 언어에만 담겨있는 미묘한 뉘앙스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주모

 

‘주모’(Jumo)라는 표현은 해외에 진출한 한국인들이 빼어난 활약을 보일 때 흥에 취하기 위해 소환하는 존재다. 주로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표현이었는데, 어느새 바다 건너 해외 팬들에게까지 이 드립이 전파된 것이다. 예를 들어 축구선수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SNS에서 주모를 외치는 외국인들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한 외국인은 “주모는 한국 전통 술집의 주인으로, 한국인들이 특별히 기쁘거나 무언가를 축하하고 싶을 때 부른다”라고 친절한 설명을 남기기도 했다.

 

 

호미

 

‘호미(Ho-mi)’ 형태의 정원 도구는 외국에선 존재하지 않는다. 가드닝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호미가 필수품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쇼핑몰 사이트를 통해 호미를 구매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미국 대형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는 호미를 “이 도구는 당신의 정원을 꾸미는 데 매우 적합하다. 땅을 파거나 흙을 평평하게 고를 때, 잡초를 제거할 때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판매가는 2,000원 정도인데, 외국에서는 무려 20달러(약 2만원)에 팔리고 있다. 

글 : 이현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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