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주식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 ‘쌀’이라고 대답한다. 아무리 비싼 레스토랑에서 고급 요리를 먹고 와도, 고기를 배가 터질 만큼 잔뜩 먹어도 결국 쌀밥으로 입가심을 해야 식사를 한 기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쌀도 알고 보면 그 품종이 수백 가지가 넘는 데다가, 맛도 식감도 다 미묘하게 다르다. 맛있기로 소문난 우리 쌀 품종을 하나하나 사서 맛보다 보면 반찬 없이 김치 하나만으로도 밥맛이 꿀맛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삼광
농촌진흥청에서 최고 품질 벼 품종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중부 지역의 주력 품종이다. 벼의 외관 모양이 우수하고 아밀로스 함량은 일반 벼와 비슷하지만 단백질 함량이 일품 벼보다 낮아 밥을 지었을 때 부드럽고 찰기가 있으며 밥맛이 우수하다. 삼광이라는 뜻은 벼의 주요 3대 병인 도열병,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하다는 의미라고 한다.
신동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쌀 중 하나이며 쌀알이 크고 밥을 했을 때 윤기가 돌며 밥맛이 좋은 쌀이다. 전라도 지역에서 주력 재배 중이며, 병해충에 강하다. 1990년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수확되던 쌀은 쌀알 크기와 균일도가 불량하고 병해충에 약했기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1991년부터 1999년까지 개발한 품종이라고 한다.
영호진미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최고 품질 쌀이며 경상 지역에서 주력 재배 중이다. 최고 품질 쌀이란 쌀알이 맑고 균일하며 재배 안정성과 완전미 수량이 높고 최고의 밥맛을 가진 쌀을 의미하는데, 영호진미는 이처럼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킨 것은 물론 단맛과 함께 씹을수록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밥을 하고 난 뒤 보온밥솥에 하루 정도 보관해도 변색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광
운광미는 9월 말 신동진쌀이 나오기 전까지 일찍 맛볼 수 있는 조생종 품종이다. 신동진쌀에 비해 쌀알의 크기가 작지만 밥맛은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막 수확된 가을에 더 신선하게 즐길 수 있으며, 보드랍고 찰기 있는 밥맛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쌀이다. 특히 쌀알이 깨지지 않고 완전한 모양이 나오는 비율을 뜻하는 백미 완전 전립률이 월등히 높은 쌀로 알려져 있다.
오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추운 강원도 철원 지역의 주력 품종이다. 냉해에 강하며 맑은 물과 청량한 공기, 기름진 황토 흙에서 생산된 덕분에 안정성 측면에서 우수하며 병해충 발생 또한 적다 보니 농약 살포를 적게 하므로 저농약 쌀이기도 하다. 쌀알이 약간 큰 편이고 밥을 오래 보관해도 변화가 거의 없으며, 찰기가 없고 고슬한 식감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쌀이다.
알찬미
‘알이 차고 영양이 가득하고 건강한 쌀’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름이다. 일본 씨앗 추청(아끼바레)을 대신할 이천쌀의 대표 품종으로 밥맛이 국내 육성 품종 중 가장 좋으며 소비자 밥맛 평가단이 1등으로 선정한 바 있는 쌀이다. 쌀 겉모양이 깨끗하고 단백질 함량이 5.6%로 낮으며 2020년 당시 연이은 태풍에도 쓰러지지 않고 도열병, 흰잎마름병, 줄무늬잎마름병에도 강해 재배 농가의 만족도 또한 높았던 쌀이다.
해들
임금님에게 올리는 쌀로 유명한 이천 지역에서 주력하는 품종이다. 벼 육종가, 농업인, 소비자 평가단이 참여해서 함께 선발한 최초의 쌀이며 2017년 신품종 선정위원회에서 최고 품질 쌀로 선정되었다. 밥맛 평가에서 평가자의 48%가 가장 밥맛이 좋다고 꼽았는데, 당시 일본의 프리미엄 쌀인 고시히카리의 경우는 29%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진주
윤기와 찰기가 뛰어난 쌀이다. 경북 안동이 산지이며 2002년부터 안동농협에서 계약 재배로 생산하고 있는 품종이다. 쌀알이 작고 찹쌀처럼 뽀얀 색을 띠며 아밀로스 함량이 낮아 밥이 찰지고 식감이 부드럽다. 고시히카리 품종을 좋아하던 이들이 선호하는 경우가 많고, 쌀을 미리 불리기보다는 밥물을 다른 쌀보다 10~15% 적게 잡아야 밥맛이 더 좋다. 식감이 부드러워 어린이 이유식에도 적합하다.
수향미
경기도 화성시가 고급 브랜드화한 품종으로, 농가와 계약 재배해 농협 및 민간 RPC 등에서 가공 과정을 거쳐 생산하는 화성시 고급 특화 쌀이다. 밥만 먹어도 맛있는 쌀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으며 밥을 지으면 구수한 누룽지향이 나기 때문에 이를 선호하는 이들 사이에서 크게 호평받는다. 쌀알이 투명하고 찰진 밥맛이 강하다.
하이아미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순수 국산 품종으로 성장과 발육에 영향을 미치는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일반 쌀보다 31%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미노산은 근력과 지구력을 높이며, 부족할 경우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하이아미는 특히 히스티딘(49%), 메티오닌(48%), 라이신(44%) 등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아이들의 성장과 발육에 좋은 관계로 일명 ‘키 크는 쌀’로 불린다.
글 : 임수정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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