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좋은 카페나 즐거운 유원지도 좋지만, 때로는 탁 트인 자연을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럴 때 가야 하는 곳이 바로 전망대다. 힘들여 산에 올라가지 않아도 누구나 먼 곳을 바라보며 마음의 여유를 찾고, 밤에는 반짝이는 별들을 만나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곳. 높이가 얼마나 높은지보다 나에게 얼마나 특별한지가 더 중요한, 아는 사람들은 벌써 다 안다는 지역별 전망대를 알아보자.
구리 – 구리타워
서울의 오른쪽, 경기도 구리시에는 작은 전망대가 있다. 높이는 100m에 불과하지만 구리 시내는 물론이고 서울과 한강, 남양주를 내려다볼 수 있고 심지어 잠실 롯데타워까지 보인다. 이 전망대에는 특별한 과거가 있으니, 바로 소각장의 굴뚝이었다는 것. 구리타워가 위치한 곳은 ‘구리시 자원회수시설’로, 소각장과 하수처리장 옆에 구리 시민스포츠센터와 견학할 수 있는 곤충생태관과 신재생에너지 체험관까지 갖추고 있다. 전망대 2층에는 1시간 반마다 바닥이 한 바퀴 회전하는 레스토랑도 있으니, 주말에 어린이 가족 나들이 장소로 딱이겠다.
완도 – 완도타워
남해 바다가 보이는 모노레일을 타고 도착한 완도타워! 잘 꾸며진 정원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그 옛날 장보고의 호령이 울려 퍼졌던 아름다운 다도해가 눈앞에 펼쳐지는데, 전망쌍안경으로 바다 너머 제주도까지 볼 수 있을 만큼 탁 트인 곳이다. 1, 2층에는 완도의 특산물과 유명인을 활용한 포토존과 완도를 알리는 영상이 있어 관광객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내려갈 때는 짚라인도 탈 수 있으니, 스릴을 즐기는 편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자.
아산 – 그린타워
150m 상공, 투명한 바닥 위에서 아찔한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아산의 그린타워에 가보자. 투명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느낄 수 있는 스릴은 전망대 구석구석 자리 잡은 유리 바닥까지 이어진다. 바닥으로 훤히 들여다보이는 아산 시내가 관람 포인트. 이 때문일까,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 촬영지이기도 하니 팬이라면 한 번쯤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전망대와 같은 건물에는 아산생태곤충원, 장영실과학관이 있어 저렴한 통합입장권을 끊으면 어린이들의 즐거운 주말을 책임져줄 것이다.
청주 – 명암타워
어디에서 보아도 눈에 띄는 특별한 디자인의 전망대를 보고 싶다면, 청주로 가보자. 명암유원지에 위치한 명암타워는 지상 13층의 건물로, 촛불을 연상시키는 푸른색 외형이 인상적이다. 게임 ‘모두의 마블’에서는 청주의 랜드마크로 등장하기도 했다고. 청주에서 가장 큰 저수지인 명암지 옆에 지은 만큼 레이크 뷰와 저수지를 둘러싼 아름다운 산책길을 즐길 수 있다. 타워 저층에는 레스토랑, 예식장 등의 시설로 활용될 만큼 넓은 공간이 있다. 오랜 시간 스카이라운지를 사용할 수 없었지만 청주시가 새 단장을 하기로 공표했으니 기대해도 좋겠다.
안산 – 달전망대
안산시 대부도와 시흥시 오이도, 두 섬을 잇는 11.2㎞의 시화방조제 한복판에는 작은 가리섬과 그 위에 우뚝 솟은 달전망대가 있다. 대부도에서 탄도항, 해솔길 등을 구경한 후 서울로 돌아 나오는 길목에 위치해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거기다 이용료도 무료이기 때문에, 주말에는 미리 엘리베이터 탑승을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360도로 펼쳐지는 시화방조제를 한눈에 둘러보고, 바닥이 유리로 된 데크에서 심장 쫄깃한 아찔함도 느껴보자.
전주 – 오목대
전주 한옥마을에는 기왓장이 올라간 역사 깊은 전망대가 있으니, 바로 오목대다. 한옥마을 한편에 위치한 오목대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신하들과 연회를 연 장소로 유명하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넓은 공터와 커다란 정자가 등장하는데,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기와지붕이 가득한 한옥마을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오목대는 아주 높지는 않지만 과거 전주의 도심이었던 교동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만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한국만의 뷰를 자랑하는 곳이다. 육교를 건너면 쌍둥이 정자인 이목대에도 가볼 수 있다.
제천 – 유리전망대
의림지는 신라 때 만들어진 저수지로 제천의 역사적 명소다. 의림지로 흘러내리는 용추폭포를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2020년 완공된 유리전망대. 멀리서 보기에는 평범한 나무다리 같지만, 가까이 가보면 바닥 중앙이 유리로 이루어져 있다. 떨리는 발걸음으로 유리 위를 걷다 보면 바위 위로 쏟아지는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어디에서도 감상할 수 없는 특별한 장면이다. 40㎝ 두께의 삼중 강화유리인 만큼 걱정은 덜어두어도 좋지만 사고 방지를 위해 슬리퍼와 샌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하이힐을 신은 관람객은 들어갈 수 없다는 점 알아두자.
군위 – 풍차전망대
의성과 대구 사이에 위치한 경북 군위에는 특별한 전망대가 있다. 화산산성을 지나 해발 700m의 산자락에 도착하면 빨간 지붕 풍차가 방문객들을 반긴다.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액자 모양 설치물도 인상적이다. 그 외에 특별한 홍보물은 없지만 시야를 가득 채운 골짜기와 군위호만으로도 충분하다. 경북 유일의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청정 지역인 만큼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눈 건강에 좋은 초록색과 하늘색을 보며 ‘불멍’ 대신 ‘산멍’ 해보는 건 어떨까. 전망대가 위치한 화산에는 역사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조선시대 산성도 있으니 같이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울산 – 울산대교 전망대
국내 1위, 세계 3위의 길이를 자랑하는 울산대교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울산대교 전망대. 화정상 정상에 있기 때문에 울산대교뿐만 아니라 울산의 수많은 명소들을 모두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유리창에 표시된 울산 7대 명산과 함께 실제 모습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고, 울산의 3대 산업인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산업단지를 내려다보는 것도 특별한 광경이다. 울산대교 전망대의 특별한 점은 전망대 밖에도 있다. 어두운 밤 탑을 감싸는 아름다운 미디어 파사드가 바로 그것. 울산의 상징인 고래가 탑을 휘감아 오르는 광경은 오래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제주 – 해거름 전망대
전망대가 꼭 높은 곳에 있을 필요 있을까? 제주 서쪽 한경면에 위치한 해거름 전망대는 낮은 언덕 위에 있지만,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고 탁 트인 바다가 펼쳐져 있어 어디와 겨루어도 손색없는 뷰 맛집이다.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제주 바다와 해변가에 늘어선 검은 현무암은 낮에는 소담스러운 분위기를, 밤에는 은은한 분위기로 마음을 간질인다. 수평선 멀리 나란히 선 풍력발전기까지 볼 수 있는 것도 해거름 전망대만의 특별한 점. 전망대 옆 공원에 마련된 농구장, 족구장 등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니, 지역민도 관광객도 즐길 수 있는 진정한 힐링스팟이다.
글 : 서국선 press@daily.co.kr
공감 뉴스 © 데일리라이프 & Daily.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