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에 마지막으로 목격된 금빛 모래 두더지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거의 90년 만에 발견됐다.
11월 30일(현지시간) 미국 NPR·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과학자들이 멸종 위기종인 디윈턴 황금두더지 11마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몸길이 3인치(7.6cm) 정도되는 이 작은 황금두더지는 193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목격을 마지막으로 발견되지 않아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됐다.
이 두더지는 ‘황금’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매끈하고 유분이 많은 털로 모래 사이를 유영한다. 이 같은 이유로 일반적인 두더지처럼 땅 속에 터널을 만들지 않아 지나간 흔적이 잘 남지 않는다.
또한 눈이 없는 대신 매우 민감한 청각을 가지고 있어서 땅 위로 지나가는 진동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빠르게 숨어버려 찾기가 더욱 어려웠다.
이에 전 세계 야생동물 단체들이 사라진 두더지를 찾기 시작했고, 탐지견과 유전자(DNA) 기술을 통해 수십년 만에 찾아내게 됐다.
멸종 위기 야생 동물 보호 단체(EWT)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프리토리아 대학교 연구진이 생물 다양성과 보존'(Biodiversity and Conservation)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윈턴 황금두더지는 총 11마리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지난 2021년부터 보더콜리종 두 마리와 매일 18km에 달하는 사구를 돌아다니며 황금 두더지 찾기에 나섰다. 유능한 수색견인 두 마리의 개는 두더지의 냄새와 터널을 발견해냈다.
이 가운데 환경 DNA 분석 기술을 활용해 해당 지역 모래 샘플을 분석했고, 남겨진 각질, 털, 배설물 등으로 범위를 좁혔다.
연구를 통해 총 21종의 황금두더지가 발견됐고, 여기에는 디윈턴 황금 두더지도 있었다. 비록 연구원이 실제 목격한 것은 아니지만 인근에 설치한 카메라에 영상과 사진이 남았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멸종위기종인 반 자일 황금 두더지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EWT 수석 보존 책임자인 코버스 테론은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디윈튼 황금 두더지가 그곳에 있는지를 의심했지만, 우리는 아직 이 종이 멸종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며 “올바른 수색 작업과 적절한 타이밍, 그리고 그것을 찾는 데 열정적인 팀 덕에 위험에 처한 종을 보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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