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스키장마다 스키어·스노보더 은빛 슬로프 질주
제주감귤박람회 등 겨울 축제장 북적…가스 중독, 길거리 흉기 살인
(전국종합=연합뉴스) 12월 첫 일요일인 3일 겨울 초입에 들어섰음을 알리듯 매서운 추위가 찾아왔지만, 화창한 휴일을 맞아 나들이에 나서는 시민이 많았다.
이제 막 문을 연 스키장에는 서둘러 겨울스포츠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렸고, 겨울을 맞아 열린 축제 행사장도 종일 방문객들로 붐볐다.
다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일가족이 죽거나 다치는가 하면, 잇단 화재로 사망 사고도 속출하고 강력사건도 잇따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 조기 개장한 스키장 인파, 유명산마다 등산객 발길
강원지역 스키장은 추위를 만끽하려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로 붐볐다.
모나용평스키장과 휘닉스파크, 홍천 비발디, 엘리시안강촌, 알펜시아 등 도내 주요 스키장에는 1만6천여명이 몰려 은빛 슬로프 위를 질주했다.
일부 슬로프에는 리프트를 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스노보더와 스키어들의 대기 줄이 20∼30m에 이르기도 했다.
개장 초기 스키장마다 다양한 할인행사와 이벤트 등을 마련해 스노보더와 스키어들의 관심을 끌었다.
강원지역 스키장은 지난달 24일 모나용평과 휘닉스파크를 시작으로 29일 대명비발디파크가 개장한 데 이어 엘리시안강촌과 웰리힐리스노우파크가 지난 1일, 알펜시아가 2일 개장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제주에는 이날 하루 3만2천여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 주요 관광지를 돌아봤으며, 눈 쌓인 한라산에는 5천여명의 등반객이 남국의 겨울 정취를 즐겼다.
유명한 산과 유원지에도 나들이객 발길이 이어졌다.
충북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오후 1시 기준 1천명 안팎의 등산객들이 입장했다.
이들은 따뜻한 옷을 껴입고 법주사와 세심정을 잇는 세조길을 거닐며 겨울 산사의 정취에 빠져들었다.
월악산 국립공원에도 1천100명가량의 탐방객이 방문, 천혜의 절경을 감상했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시 청남대에는 오후 1시까지 1천200명의 방문객이 찾아 대통령기념관 등을 관람하고, 대청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겼다.
‘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산세가 수려한 동두천 소요산에는 이른 아침부터 등산객들의 방문이 꾸준했다.
출렁다리로 유명한 파주 감악산에도 나들이하는 시민들이 아찔한 출렁다리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 겨울 축제장마다 활기…일부 관광지는 추위로 ‘썰렁’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축제 행사장은 몰려든 인파로 추위를 날렸다.
2023 제주감귤박람회 마지막 날 행사장인 서귀포시농업기술센터에 1만5천명이 관람객이 몰려 감귤껍질 길게까기 대회, 감귤 디저트 대회, 귤림추색길 걷기, 귤빛 가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관람객들은 감귤산업관, 우수감귤전시관, 감귤분재전시관, 감귤산업관, 농촌 융복합사업관, 농기계전시관, 농자재전시관 등을 둘러보고 감귤따기 체험 등 체험활동도 했다.
‘제18회 천북 굴축제’가 열리고 있는 충남 보령시 천북면 굴단지에는 제철을 맞은 우윳빛 굴을 맛보려는 관광객들이 찾아 굴회, 굴구이, 굴국밥 등 다양한 굴 요리를 즐겼다.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에서는 겨울 축제 ‘추억의 그때 그 놀이’가 열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종이 뽑기, 잉어엿 맛보기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신문 배달하기, 학력고사 퀴즈 등 여러 가지 행사에 참여하며 추억을 쌓는 이들도 있었다.
부산에서는 해운대 빛 축제가 열리는 해운대해수욕장 일대에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관광객 등이 대거 몰렸다.
다만 일부 관광지는 쌀쌀한 날씨 탓에 나들이객 발길이 눈에 띄게 뜸하기도 했다.
인천시 중구 월미도와 송월동 동화마을은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였다. 가끔 눈에 띄는 방문객들도 추위를 피해 음식과 카페 등 실내 시설로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수변공원이 있는 연수구 센트럴파크와 서구 경인아라뱃길 등지도 추운 날씨에 바람까지 불면서 평소와 달리 나들이객들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전북 전주 한옥마을도 두꺼운 패딩 점퍼를 여미고 나들이에 나선 일부 관광객이 일부 보였지만, 평소보다 한산했다.
◇ 아침 영하권, 낮에도 찬바람…가스 중독 사고에 길거리 흉기 살인 등 이어져
3일 아침 기온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권으로 내려갔고, 낮에도 바람이 불어 추운 날씨가 이어졌다.
전국에서 대체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지만, 충남 서해안과 제주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끔 구름이 많았다.
오후 2시 기준 전국 낮 기온은 4∼12도 수준을 보인다.
전국에서는 안타까운 사건·사고 소식이 잇따랐다.
부산에서는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90대 여성 A씨와 외손녀인 30대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또 A씨의 딸인 60대 C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출동한 119 구조대가 응급처치한 뒤 병원으로 옮겼으나 중태다.
경찰은 아파트 베란다에 있는 보일러 연통 쪽에서 일산화탄소가 집안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는 생후 6개월 된 영아를 아파트 창문 밖으로 던져 살해한 20대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3일 살인 혐의로 A(25)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이날 오전 6시 20분께 광주 서구 금호동 한 아파트 15층에서 생후 6개월 된 자신의 아기를 창문을 통해 1층으로 던져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배우자와 말다툼을 벌인 그는 배우자가 집 밖으로 나가자 화가 난다며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에 의해 1층에서 발견된 영아는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대전 동구 판암동 한 길에서는 70대 남성이 2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20대 남성을 붙잡아 조사중이다.
화재 피해도 속출했다.
3일 오전 7시 39분께 전북 익산시 춘포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거동이 불편한 A(87)씨가 숨졌고 아내(83)가 얼굴에 1도 화상을 입었다.
앞서 오전 7시 22분께 강원 삼척시 도계읍 장미사택에서 불이 나 신원을 알 수 없는 1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주민 4명이 대피했다.
이날 오전 3시 40분께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나 약 1시간 30분 만에 꺼졌다. 화재를 진압한 소방 당국은 현장 내부에서 숨진 50대 여성 A씨를 발견했다.
지난 2일 오후 11시 55분께 충남 금산군 한 단독주택에서 불이 나 창고에 있던 A(56)씨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집 안에 있던 90대 노부부는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계획이다.
(양지웅 김호천 이성민 박주영 최재훈 임채두 민영규 김솔 홍현기 장덕종 허광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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