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독일 BMW가 일본의 타카타(Takata) 에어백을 장착한 일부 차량에 대한 리콜을 진행한다. 에어백 팽창기(인플레이터) 관련 결함으로 탑승자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가능성이 제기됐다. 제2의 타카타 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타카타 에어백이 장착된 2014년형 BMW X3와 X4, X5 3개 모델 총 486대가 리콜 대상으로 지정됐다. 에어백 전개 시 인플레이터가 파열되면서 금속 파편을 비산, 탑승자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NHTSA는 “지속해서 유사한 리콜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카타 측의 금속 인플레이터 용접 방법에 문제가 있고, 이 때문에 에어백 내부에 너무 높은 압력이 가해져 파열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은 분석 초기 단계로 추진제 열화 문제와는 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을 놓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에어백 인플레이터는 높은 열과 습기에 장기간 노출되면 추진제 열화로 인해 전개될 때 폭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2009년 5월 이후 미국에서는 이로 인해 최소 2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적으로는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약 400명이 부상을 입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NHTSA의 리콜 결정에 따라 BMW는 해당 에어백이 장착된 모델에 대한 ‘운전 금지’ 조치를 내리고, 공식 웹사이트 내 리콜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도 장치를 마련했다. 차량 식별 번호를 통해 간편하게 조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초 X3 모델에서 에어백이 파열됐다는 민원이 NHTSA에 접수된 이후 자체 조사한 결과 2014년 2월부터 3월까지 생산된 모델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이다. 다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BMW는 “이번 리콜에 영향을 받는 차량을 소유하고 있을 경우 가까운 BMW 대리점에서 에어백 모듈 무료 교체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며 “회사 자체적으로도 해당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운전자를 파악해 내년 1월 16일부터 리콜 통지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BMW는 이들 모델이 판매된 지역을 크게 A와 B, C 총 3개 구역으로 나누고 리콜 우선 순위를 정했다. 캘리포니아주 등이 속한 A구역의 경우 최장 9년 동안 추진체 열화가 진행됐을 것으로 보고 최우선으로 조치할 계획이다.
타카타 에어백 관련 결함에 따른 리콜이 지속되면서 제2의 타카타 에어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타카타 에어백에 대한 NHTSA 조사가 지속될 예정인 만큼 향후 리콜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BMW에 앞서 지난 8월 타카타 에어백을 장착한 장착한 일부 차량에 대한 리콜을 발표했다. 2013년형 뷰익 베라노와 쉐보레 소닉, 볼트, 카마로 4개 모델 총 767대가 대상에 올랐다.
타카타 에어백 사태는 지난 2014년에 터졌다. 당시 메르세데스-벤츠 등 19개 자동차 제조사가 사용한 7000만개 이상의 에어백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리콜이 시작된 이후 2017년 타카타는 파산했고, 이로 인해 자동차 제조사들은 리콜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최근까지 교체된 에어백은 1억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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