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 연장 합의에 실패하고 교전을 재개했다.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충돌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을 이어가지 못하고 교전을 재개했다. 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은 이날 이스라엘 남부지역 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지역에서 군사작전을 본격화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할레비 총장은 “어제와 오늘 우리는 하마스 대대급, 중대급 지휘관과 많은 대원을 제거했다”며 “어제 아침 우리는 같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같은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부와 비교해 남부의 작전 강도가) 덜 강력하지 않을 것이며, 더 적은 결과도 내지 않을 것”이라며 “하마스 지휘관들은 어디서나 IDF를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을 교환하는 조건으로 휴전을 맺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휴전을 연장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은 추가로 연장되지 못했다. 여성과 어린이 인질 석방을 둘러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여성 15명과 어린이 2명을 돌려보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휴전이 깨졌다고 주장했고, 1일 오전부터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이 재개됐다. 이로써 양측의 일시 휴전은 불과 7일 만에 종료됐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4일 ‘KBS 1라디오 오늘’에서 “일단 북쪽은 전쟁이 끝났고, 남쪽에 다 몰렸다. 북쪽에 있던 주민들을 남쪽에 몰아넣고 남쪽을 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스라엘은 하마스 핵심 지도자 2명(야히야 신와르, 무하마드 데이프)이 남쪽 터널에 있을 것이라고 보고 집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지도급들을 붕괴시키기 위해서 남쪽에 지상군을 넣었을 때 민간인들의 피해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지상군들도 한명도 죽지 않고 적군을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양측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네타냐후 정부로서는 국민에게 (전쟁 성과 등)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강하다”며 “또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전쟁이 끝나면 정치 생명이 끝난다고 봐야한다. 정치적인 계산을 하더라도 전쟁을 길게 끌고 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 속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도 3일 팔레스타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한다며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 미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현지 기자회견에서 “너무 많은 무고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죽었다”고 지적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도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이날 “이런 종류의 싸움에서 무게 중심은 민간인”이라면서 “만약 민간인을 적의 품으로 가게 한다면 전술적인 승리는 전략적 실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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