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현대로템의 수주가 유력한 미국 ‘LA 메트로’ 전동차 사업이 경쟁사의 딴지로 난항이 예상된다.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30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카운티 교통국 이사회 승인을 통해 최종 낙찰자가 확정될 예정이었으나 스위스 열차 제조업체 슈타들러레일(이하 슈타들러)의 항의로 이사회 승인 투표가 최소됐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슈타들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트로 운영위원회에 LA 메트로 차량 계약 관련 입찰에서 채점이 잘못됐다며 항의 서한을 보냈다.
슈타들러는 서한에서 “운영위원회가 LA 메트로 전동차 차량 계약에 대해 입찰 채점 오류를 범했다”며 “슈타들러는 현대로템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더 많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슈타들러는 “현대로템이 가장 비싼 입찰가를 제시했음에도 최종 점수가 높아 낙찰됐다”며 “운영위가 채점할때 가격을 고려하지 않았으므로 제안요청서(RFP)에서 입찰가를 채점 요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슈타들러가 공개한 입찰평가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입찰 평가에서 총점 836.1을 받았고, 슈타들러는 총점 838.1을 받았다. 현대로템이 총점 2점 낮았는데 최종 낙찰자가 됐다. 또 다른 입찰자 이탈리아 히타치레일은 3위에 랭크됐다.
현대로템은 과거 수주 경험과 프로젝트 경험, 기술 점수에서 슈타들러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슈타들러는 가격 경쟁력과 미국 현지인 고용 점수에서 현대로템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대로템은 지난달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교통국으로부터 ‘LA 메트로’ 전동차 공급 사업의 낙찰통지의향서를 수령했다. 계약은 현대로템의 종속회사인 현대로템 미국법인을 주체로 수행할 계획이다. 사업 규모는 6억6000만달러(약 8690억원)이다.
LA 메트로는 182대의 전동차 구매 50대의 추가 옵션을 구매하고자 한다. LA 메트로 사업은 현대로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대비 27.5%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현대로템이 수주할 경우 예상 사업기간은 계약발효일로부터 약 75개월이다.
현대로템은 미국 전동차 공급 이력으로 경쟁사와 차별화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은 2006년 캘리포니아 2층 객차 137량을 수주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플로리다 2층 객차, 필라델피아 전동차, 보스턴 2층 객차, 덴버 전동차 등 여러 사업을 수주했다. 2019년에는 보스턴 2층 객차 사업의 추가 물량인 2층 객차 80량을 메사추세츠 항만 교통공사(MBTA)로부터 낙찰받으며 높은 기술력과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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