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번일(非番·야간 근무 후 휴무일)에 30대 여성 소방관이 교통사고로 다친 시민 4명을 빠르게 응급조치해 인명 피해를 막은 사실이 전해졌다.
3일 충북 진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3시47분께 소방서 앞에서 승용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부딪치는 사고가 났다. 비번일에 다른 용무로 잠시 소방서에 들렀던 박지혜 소방사(34)는 사고를 목격하곤 곧바로 현장에 뛰어들었다.
사고로 부상한 환자는 4명이었다. 그러나 당시 소방서에는 투입할 구조대와 구급대가 없었다. 다른 출동 건으로 즉각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박 소방사는 중증이 예상되는 환자에게 경추와 척추 고정을 하고, 신경학적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등 초동 응급조치를 했다. 뒤이어 도착한 구급대에 환자 상태를 알려 빠른 환자 이송에 도움을 줬다.
박 소방사는 2020년 2월 구급대원으로 임용돼 응급구조사 1급 자격증과 함께 브레인·트라우마·하트 세이버를 모두 보유한 엘리트 소방대원이라고 알려졌다.
브레인 세이버란 급성 뇌졸중 환자에 대한 적정한 처치로 생명 유지 및 장애율 저감에 기여한 대원에게 수여되는 인증서이다.
트라우마 세이버란 중증외상 환자를 신속하고 정확한 평가 후 이송해 후유증 최소화에 기여한 구급대원을 일컬으며, 하트 세이버란 ‘생명을 소생시킨 사람’이라는 뜻으로 심정지에 놓인 환자를 응급처치로 소생시킨 영웅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박 소방사는 “쾅 하는 소리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면서 “지금은 행정업무 담당 부서에서 일하지만, 구급대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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