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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의 글로벌화…기업+헬스케어+AI ‘협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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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월드 푸드테크 컨퍼런스 & 엑스포 현장 리뷰

기조 포럼 1 : 디지털전환

“전 세계의 AI 기업들이 이 모든 시장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는 없어요. 많은 국내기업들,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함께 이 기회들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고, 그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해외로 나가면 됩니다.”

디지털 분야 전문가들이 푸드테크의 성장을 위해 공통적으로 외친 건 ‘기업 협업 및 산업 융합’이었다. 헬스케어와 IT 등 전 산업 분야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푸드테크’가 글로벌을 선도하는 위치까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 기업·산업 간의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11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 간 서울시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월드 푸드테크 컨퍼런스&엑스포’에서, ‘기조포럼 : 디지털전환’ 세션이 22일에 진행됐다. 해당 세션에는 우리나라를 선도하는 기술 기업의 전문가들이 나와 해당 기업의 기술과 푸드테크가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전했다.

김준한 카카오헬스케어 이사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푸드테크’를 주제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초거대 생성AI 시대, 우리의 전략과 푸드테크’로, 천왕성 KT 융합기술원 VISION AI 총괄 담당자는 ‘VISION AI 음성인식 솔루션에 대하여’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 간 서울시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월드 푸드테크 컨퍼런스&엑스포’가 열렸다. ©더농부

핵심은 센서와 AI기술

기술과 산업이 융합돼야

김준한 카카오헬스케어 이사는 디지털 헬스케어 영역에서의 푸드테크를 이야기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정보통신기술(ICT)과 헬스케어가 융합된 산업으로, 빅데이터와 AI 등의 ICT 기술을 활용해 환자 만족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건강도 증진시킬 수 있는 건강 관리 제품 및 서비스를 포괄한다.

헬스케어 산업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됐다. 코로나 시기 병원에 가기도 어렵고, 또 병원에 가려면 여러 검사를 받아야만 가능했기에 ‘비대면 진료’가 보급됐고 스마트병원, 홈케어,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원격 모니터링 등이 이루어지면서 의료 분야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됐다. 병원, 제약회사같은 전통적인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IT 테크회사나 보험사같은 전통적이지 않은 플레이어가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든 것도 한 몫했다.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는 환자 중심, 맞춤형 의료, 예방 중심의 의료, 적극적인 웰빙 등의 형태로 발전했다. ©김준한 카카오헬스케어 이사 발표자료

김 이사는 ‘질병이 생기기 전 예방하는 것’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에서 하나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고, 대다수 국민들이 ‘디지털 헬스케어가 만성질환자와 고령자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은 결국 음식을 배제하고 생각할 수는 없는 부분이기에, 이 지점에서 바로 디지털헬스케어와 푸드테크가 만날 수 있다. ‘무엇을 먹어야하고, 어떻게 먹어야하며, 어떤 순서로 먹어야할지’가 그 내용에 해당한다.

김 이사는 푸드테크와 디지털 헬스케어의 융합에 있어서 가장 핵심이 되는 기술로 ‘센서’와 ‘AI기술’을 꼽았다. ‘센서’는 웨어러블시계, 연속 혈당측정 및 혈압측정에 활용되며, ‘AI기술’은 이러한 센서들의 작동을 원활하게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사용자가 다양한 센서를 집에서 모니터링함과 동시에 AI가 이를 측정,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 예전엔 혈당 측정을 바늘로 찔러서 했다면, 이제는 열흘에서 보름 간 사용자의 혈당을 24시간 지속적으로 관찰, 분석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가 상용화됐다. 스마트워치 역시 기술발전으로 혈압 측정, 심박수 측정 등이 가능하다.

김 이사는 미국 심장학회에서 2023년도에 발표한 “Food is medicine(음식이 곧 약이다)”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로드맵은 2023년도 음식관련 플랫폼 개발부터 2032년의 ‘Food is medicine’ 운동까지의 과정을 통해 ‘환자의 심혈관 질환이 나아졌다’는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로드맵은 크게 세 가지 내용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기대한다. 첫째는 ‘무엇을 먹어야할지, 무엇을 먹지 말아야할지’이며, 둘째는 ‘어떤 순서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이고, 셋째는 ‘양은 어느 정도로 먹어야 하는지’이다.

김 이사는 이에 대한 플랫폼으로 카카오헬스케어의 ‘PASTA’를 제시했다. PASTA는 내년 2월 출시 예정으로, 센서와 AI기술 및 푸드테크가 융합된 서비스다. PASTA는 CGM(연속혈당측정기)과 비전AI기술(Vision AI)을 활용한 게 특징이다. CGM은 센서를 팔에 붙이고 열흘에서 보름 간 혈당을 연속적으로 측정한 결과를 그래프로 보여준다. 비전AI기술은 사용자가 음식 사진을 찍으면, 해당 음식의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정량화하여 음식의 양을 예측하고, 과거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음식이 혈당을 얼마나 높일지 예측된 정보를 제공한다.

김준한 카카오헬스케어 이사가 카카오헬스케어의 ‘PASTA’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더농부

김 이사는 푸드테크는 앞으로 ‘정밀 영양’의 형태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기술과 산업의 ‘융합’을 강조했다. 음식 DB(데이터베이스)를 표준화하고, 유전체 기술이나 바이오 기술 등 융복합 기술이 총출동돼야만 맞춤 영양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았다. 그는 “디지털 헬스케어, 푸드테크, AI 산업의 전문가들이 함께 힘을 합칠 때 대한민국이 글로벌을 선도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자체 생태계 구축 필요

기업 간 협업 중요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생성AI 시대의 특징 및 과제, 푸드테크 산업에의 영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생성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텍스트, 이미지, 대화, 동영상, 코드 등을 만들 수 있는 인공지능의 한 범주이다. 생성AI는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여, 사무직 종사자, 연구자, 마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푸드테크 분야에서는 제품 사진을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세울 때 생성AI의 도움을 받아 문구를 작성할 수 있으며, 로봇의 경우 생성AI가 가진 많은 지식과 연계해 로봇이 좀 더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하 센터장은 이밖에도 신규 요리 레시피, 건강기능식품 추천하는 건강 AI비서, 식재료 관련 QA 시스템 등을 ‘생성AI를 통한 푸드테크 혁신’ 사례로 제시했다.

하 센터장은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생성AI (Sovereign AI)’ 개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초거대 생성AI 시대에서 우리나라 자체의 생성AI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입력한 데이터와 만들어진 콘텐츠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이는 ‘기술 종속’, ‘데이터 종속’으로 이어져 데이터 주권화의 문제를 발생시킨다. 영국, 일본 정부가 자체 생성AI 생태계를 만들고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에서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이 ‘독자적인 생성AI (Sovereign AI)’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더농부

데이터 주권화 문제뿐만 아니라 ‘영어 문화권에 AI가 편향된다’는 점 역시 자주적 AI 개발의 필요성으로 꼽힌다. AI가 영어 문화권의 문서들을 기반으로 학습하다 보니, 문화·역사·사회·교육 등이 영미권으로 편향되게 된다. 이는 영어 문화권과 상당히 다른 문화를 지닌 국가·지역들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종속되는 문제를 낳을 수 있기에 경계해야한다.

예컨대, 푸드테크 분야의 경우 한국과 미국의 음식문화는 상당히 다르기에 영어 문화권의 생성AI를 우리나라 푸드테크 기업에 적용한다면 생성되는 콘텐츠의 질이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이에 하 센터장은 네이버의 생성AI 서비스 세 가지를 소개했다.

첫째는 ‘CLOVA X’로, 챗GPT와 같이 일상생활에서 사용자 경험에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대화형 AI서비스’다. 한국의 역사, 문화, 규율에 대해 이해도가 높으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글 파일 분석이 가능하고 ‘아래 한글’을 읽을 수 있다. 또한 ‘네이버 여행 서비스’, ‘네이버 쇼핑’과 같은 네이버의 다른 여러 서비스와 연결됐다는 장점을 가진다.

둘째는 ‘CONNECT X’로, 기업에서 보고서 작성 및 문서 정리 등의 업무를 수행할 때 생산성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메일 혹은 사내 메신저를 통해 들어오는 수많은 업무 요청 중 할 일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부분 과업 정의를 돕는다. 보고서의 주제에 맞춰 자료를 검색하고, 검색된 자료를 요약하고 정리하며, 정리된 자료를 활용해 보고서 초안과 표를 작성할 수도 있다.

셋째는 ‘CLOVA STUDIO’로, 하이퍼 CLOVA X를 사용하는 기업들에 좀 더 특화된 도구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데이터를 업로드해 학습하면, 각 기업에 특화된 ‘엑셀’과 같은 도구를 만든다. API(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연동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질문에도 문맥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하 센터장은 기업 간 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성AI 생태계 구축에 있어 “많은 스타트업과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함께 이 기회들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그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로 나가면 된다”고 제언했다. 한국어 중심의 생성AI를 만들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각 나라의 언어를 중심으로 AI를 만들고 산업생태계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하정우 센터장은 한국에서의 생성AI 생태계 구축을 기반으로 해외를 선도하자고 말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발표자료

식이관리에 활용되는 음식인식 기술

여전히 남아있는 ‘혁신’의 과제

천왕성 KT 융합기술원 VISION AI 총괄 담당자는 AI기술 중 ‘음식 인식 기술’의 활용법, 해당 기술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를 소개했다.

먼저 음식인식 기술이 ‘음식을 어떻게 분류하는지’를 설명했다. 음식 인식 기술은 첫째로 사용자가 찍은 사진에서 음식인 것과 음식이 아닌 것을 구분한다. ‘음식임’을 구분해냈다면, 둘째로 해당 음식이 ‘어떤 음식인지’를 분류한다. 음식객체검출기를 통해 음식의 위치정보를, 음식객체분류기를 통해 음식에 대한 이름과 영양정보를 검출한다.

이러한 음식인식 기술은 ‘웰니스 산업’과 ‘메디컬 산업’에 활용될 수 있다. 웰니스 산업에서는 식이관리를 편리하게 하거나 건강관리 앱을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메디컬 산업에서는 만성질환자의 평소 생활관리를 편리하게 하는 데 쓰일 수 있다.

천왕성 총괄 담당자가 음식 인식 기술의 절차에 대해 설명했다. ©천왕성 KT 융합기술원 VISION AI 총괄 담당자 발표자료

하지만 천 총괄자는 음식 인식 기술은 아직 남은 과제가 많다며, 해결해야할 네 가지 이슈를 제시했다.

첫째는 ‘너무 많은 음식 종류’이다. 음식 종류가 많으면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작업인 ‘라벨링’ 작업이 늘어나고, 이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천 총괄자는 라벨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 해결책은, 우선 라벨링이 없는 몇 억 장의 데이터를 학습해 인공지능의 표현력을 높임으로써 이후 적은 라벨링만으로도 많은 음식을 커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 해결책은 음식 간의 상관관계 정보를 이용해 오류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다.

둘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식문화’이다. 대왕카스테라, 소떡소떡, 로제떡볶이, 포켓몬빵, 탕후루 등 새로운 음식이 나올 때마다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 고객들의 체감도가 낮아지게 되므로, 음식 인식 엔진은 이를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노이즈가 섞인 학습데이터’이다. 음식 특징을 알기 어려운 이미지 혹은 다른 음식과 비슷한 이미지 등은 오히려 잘 훈련된 모델의 성능을 떨어뜨린다.

넷째는 ‘섭취량 측정의 낮은 정확도’이다. 식약처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음식의 영양정보를 파악할 수 있으나, 이는 사람마다 요리 방법, 쓰는 재료 등이 달라 정확도가 떨어진다. 식사 전후 음식물의 높이와 면적 차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는 방법 역시 한계가 존재한다. 천 총괄자는 “섭취량을 잘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음식 인식분야에서 혁신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천 총괄자는 KT의 음식인식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인 KT AI Food Tag를 소개하기도 했다.

KT AI Food Tag는 사진에서 음식을 인식해 영양성분을 분석하고 정밀한 영양 관리를 돕는 서비스다. ©천왕성 KT 융합기술원 VISION AI 총괄 담당자 발표자료

해당 서비스는 대용량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하여, 새로운 음식이 나올 때마다 소량의 데이터로 기능 확장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녔다. 또한 ‘병원식 인식’에 강점이 있어, 강원도 원주 세브란스 병원에서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 400명의 식단관리를 하는 데 활용됐으며, 현재 과학기술부 1형 당뇨 디지털트윈 과제 및 임신성 당뇨환자 건강관리 과제를 수행 중이다.

더농부 인턴 김예진

제작 총괄 :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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