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광주를 찾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에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조 전 장관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조 전 장관은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헌화·분향을 마친 뒤 5·18 행방불명자·무명 열사·전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관현 열사의 묘역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참배에 앞서 조 전 장관은 방명록에 ‘5·18 정신을 생각하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한 걸음을 내딛겠습니다. 고히 잠드소서’라고 적기도 했다. ‘고히’는 ‘고이’의 오기로 보인다.
조국 “尹 정권에 아부하면서 살 수 없어”
이날 조 전 장관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조국 신당 만드냐’는 물음에 “윤석열 정권에 아부하면서 살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침묵할 수 없지 않겠느냐”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평생 학자를 소명으로 살았는데 학자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며 “‘학자로서의 역할은 끝났구나’라는 생각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제가 병립형으로 회귀하든 준연동형으로 유지되든 신당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진행자가 ‘어떤 제도가 됐든 역할을 하긴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해석하자, 조 전 장관은 동의하며 “침묵할 수 없지 않나. 조용히 웅크리고 골방에 처박혀서 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돌 하나는 들어야겠다”…총선 출마 시사
앞서 조 전 장관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저서 ‘디케의 눈물’ 북 콘서트에서도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조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돌 하나는 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 평생 학자를 소명으로 생각하고 살아왔고, 민정비서관 하면서도 학자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2019년 사태 이후 학자로 돌아가는 길이 봉쇄됐다”면서 “슬프지만, 학자 역할이 끝난 것으로 직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케의 눈물’에서 강한 주장을 하는 (것은) 2019년 이후 가족과 내가 당한 것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라며 “그보다는 현재와 같은 ‘신검부 체제’가 종식돼야 하고, 그를 통해 민생 경제가 추락하는 상황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엔 계획에 따라 실천하고 추진하는 삶을 살았는데, 2019년 이후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주변 동지와 국민 마음에 따라 몸을 맡기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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