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전편의 명성을 등에 업고 출사표를 내민 속편들이 연달아 혹평받으며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이같은 특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최근작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독전2′(감독 백)와 넷플릭스 OTT 시리즈 ‘스위트홈2′(감독 이응복) 등이다.
먼저 ‘독전2’는 전작인 ‘독전'(감독 이해영)의 작품성과 세계관을 크게 훼손시켰다는 혹평 속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준 2점대의 충격적인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관객들은 ‘독전’의 서영락(류준열) 진부한 서사 안에 가둔 점, 모두의 궁금증을 자극했던 이선생의 정체를 허무하고 빈약하게 채운 점, 진하림(故 김주혁) 캐릭터의 연결성 붕괴 등을 지적하며 ‘독전2’에 대한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큰칼(한효주) 캐릭터의 미스 매치, 원호(조진웅)의 다운그레이드된 비중 등까지 문제로 지적된 포인트를 모두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다.
‘스위트홈2’ 역시 마찬가지다. 여러 면에서 호평을 받았던 ‘스위트홈’ 시즌1에 비해 시즌2는 많은 등장인물이 쏟아지고, 그 속에서 개연성까지 무너져 서사 자체에 대한 비판이 심하다. 여기에 시즌1 주역들은 아주 작은 분량만 받아 캐릭터 자체가 휘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체로 너무 많은 주연급 배우들로 난잡해졌다는 의견이다. 연출과 CG의 완성도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야기도 많다. 등장하는 개물이 부자연스러워 보이고, 프레임이 끊겨 보여 완성도 자체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주연 배우 송강과 이진욱의 노출신만 기억에 남는다는 얘기도 있다.
사실 이 같은 현상은 흔히 볼 수 있다.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가 대표적이다. ‘부산행’으로 1157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대히트를 친 연 감독은 속편 애니메이션 ‘서울역’과 ‘반도’를 내놨지만, ‘서울역’은 5점대 평점에 14만 명의 관객에 그쳤다. ‘반도’는 7점대 평점, 381명 관객을 동원하며 준수하지만, ‘부산행’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이밖에도 영화 ‘국가대표’와 ‘엽기적인 그녀’ 등 역시 속편에서 전작을 따라잡지 못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경우 시즌1이 688만 명 관객 동원으로 객관적인 성적의 수치는 낮지만, 완성도나 작품성 면에서는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즌2와 시즌3의 경우 천만 영화에 등극하는 등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으며 식지 않는 인기를 보이고 있지만, 내용이나 구성 면에서는 완성도가 떨어지고 진부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외국의 사례를 보면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경우는 너무 많은 속편을 제작한 탓에 심각한 부진을 겪게 됐다는 분석이 있다. MCU가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끊임 없이 가지를 뻗었지만, 그 속편이 전편을 뛰어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기 때문에 관객들이 흥미를 잃었다는 것이다.
‘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처럼, 실제로 속편이 전편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다. 이 같은 현상을 일컫어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사실 태생적으로 속편은 전작을 뛰어넘기 어려운데, 기본적으로 속편은 ‘전작의 성공’을 조건으로 제작되기 때문. 속편은 큰 반향을 일으키며 호평을 받은 전편의 비교선상에서 높은 기대감까지 감수해야 하는 숙명을 갖는다. 또, 기대감에서 기인한 자본 등이 들어오게 되고, 여기에는 다수의 사공이나 추가적인 간섭이 개입될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전편이 짜 놓은 조건 안에서 이야기를 전개시켜야 하기 때문에 서사 역시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형을 뛰어넘는 ‘청출어람’의 아우도 있다. 김한민 감독 영화 ‘명량’의 속편 ‘한산: 용의 출연’은 전작보다 훨씬 좋은 작품성과 완성도로 박수를 받았다. 김 감독이 ‘명량’의 지적을 받아들여 ‘한산: 용의 출연’에 십분 녹여내 훨씬 나아진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밖에도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갈수록 완성도와 흥행력이 높아진 대표적인 케이스. ‘응답하라 1997’ 보다는 응답하라 1994’가 좋았고, ‘응답하라 1988’은 최고 시청률과 완성도 등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현재 모든 속편 중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을 뽑으라고 한다면 단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2′(감독 황동혁)다. ‘오징어 게임’은 그야말로 메가 히트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청자들을 열광케 한 작품. 독특한 소재와 설정, 참신한 전개로 작품성과 흥행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현재 이 작품은 관계자들의 철저한 함구령과 극비리 속 촬영 중이다. ‘오징어 게임2’가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켜갈 수 있을지 전 세계가 기대하며 주목하고 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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