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에서 판매하는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원자재 비용 상승 등에 대응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이다. 인상 시기는 내년 1월로 예상된다.
6일 현대차 인도판매법인(HMIL)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 판매하는 일부 모델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로 했다. 자동차 부품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비용 증가를 상쇄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타룬 가르그 현대차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원자재 비용 상승에 대응하는 동시에 외환 위기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가격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중 가격 인상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낼 수 있을 정도의 가격으로 책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인상 시기에 대한 발표는 없었지만,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새로운 가격 정책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루티스즈키와 타타모터스, 마힌드라 등 로컬 브랜드를 비롯해 혼다 등 수입 브랜드들이 1월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인상 폭은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앞서 HMIL은 지난 8월 베뉴와 베르나, 투싼 3개 모델에 대해 최대 4만8000루피(한화 약 76만 원) 인상한 바 있다.
인상 적용 모델은 크레타와 베뉴, 엑스터 등 인기 SUV 모델 위주로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수익성을 보장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현대차 SUV 모델에 대한 현지 운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가격 인상에 따른 판매량 하락 우려는 크지 않은 상태이다. 실제 이들 SUV 모델은 지난달 HMIL 전체 판매량(6만5801대) 중 68% 비중을 나타낸 바 있다.
현대차는 이번 새로운 가격 정책과 더불어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을 토대로 남은 기간 판매량을 확대, 연말 ‘톱5’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타타모터스 등 로컬 브랜드 전기차 판매량을 감안하면 아직까진 현저히 낮은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지만 인도 전기차 시장이 발전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역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30대 젊은 운전자를 중심으로 수입 전기차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격보다 디자인과 성능을 우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이다.
현지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6년간 400억 루피(한화 약 6072억원)를 투자, 전기차 관련 R&D와 인프라를 확장하는데 이어 순차적으로 6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현지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인도 시장에서 총 6만580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6만4003대) 대비 3% 증가한 수치이다. 내수 판매는 4만9451대, 수출은 1만6350대로 각각 전년 대비 3%와 2% 확대됐다.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며 연말 60만 대 이상 판매 실현 기대감을 높인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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