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부터 한국 음식을 즐겨 먹었습니다. 아르헨티나 와인이 불고기, 삼겹살과 잘 어울린다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관저에서 에밀리아노 가브리엘 와이셀피츠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를 만났다. 한국에 부임한 지 두 달 여 된 와이셀피츠 대사는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과 함께 모국 와인에 대한 자부심을 크게 드러냈다.
와이셀피츠 대사는 “어린 시절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코리아 타운’을 자주 다니면서 한국 음식을 접했다”며 “덕분에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 사람들이 와인과 페어링하기 좋은 음식으로 스테이크 등을 떠올리지만 불고기, 삼겹살과 잘 맞는다”며 “1960년대 아르헨티나로 이민 온 한국인들이 소주 대신 와인을 즐기기 시작한 게 그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1월 한국식 고기구이전문점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아르헨티나 사람들과 국내 인플루언서과 함께 ‘아르헨티나 한국 음식의 날’을 열기도 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
와이셀피츠 대사는 모국의 와인 중에서도 ‘까테나 자파타’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을 최고로 꼽았다. 아르헨티나 멘도사 지역에 위치한 이 와이너리는 1902년 니콜라스 까테나가 설립했고, 현재는 4대인 로라 까테나가 운영하고 있다. 올해 ‘2023 월드 베스트 빈야드(세계 최고의 포도밭)’ 1위에 선정됐다. 이 상은 5년의 심사 기간을 거쳐 선정돼 와이너리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상적으로 아르헨티나에서는 말벡 품종을 즐겨 먹는다. 말벡 품종의 재배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자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맛이다. 이 때문에 아르헨티나 말벡 와인은 수 만 가지의 종류가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기가 높은 와인은 ‘아르헨티노 말벡’이다. 이 와인은 레이블부터 특이하다. 4명의 여자가 그려져 있는 이 레이블은 로라 까테나가 직접 디자인했다. 말벡에 대한 신화의 일대기와 현재 와이너리, 본인의 자화상까지 담았다. 와이셀피츠 대사는 “아르헨티나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대자연(Big nature)’에서 나오는 재료들로 만들어진 올가닉 와인”이라며 “까테나 자파타는 가족 운영으로만 120년이 넘는 경험을 축적했고, 이 부분이 맛에서 드러난다”고 밝혔다.
|
아르헨티나 지역이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와인 생산량이 가장 많지만, 국내에서는 어찌 보면 아직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한국주류시장 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시장에서 올해 기준 아르헨티나 와인의 점유율은 2.59%로 8위에 불과하다.
이에 와이셀피츠 대사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유명한 와이너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에 수입하는 물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와인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종인 만큼 아르헨티나 전통 식재료 음식 뿐 아니라 한국 음식과도 페어링을 할 수 있는 테이스팅 이벤트를 계속 기획할 것”이라며 “양국 간 와인, 문화 등 교류를 활발히 해 더 깊이 알고 친밀하게 만드는 게 향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