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수능 도입 후 최대폭…”이과 ‘문과침공’ 더 심해질 수도”
국어도 이과생 택하는 ‘언어와 매체’가 표준점수 높아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서혜림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와 수학영역의 표준점수 격차가 줄면서 올해 ‘문과침공’ 현상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정작 수학영역 선택과목별 점수 차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사회계열 지망 수험생이 주로 택하는 ‘확률과통계’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자연계열 지망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미적분’보다 10점 이상 낮아지면서, ‘문과침공’이 오히려 심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종로학원이 2024학년도 수능 수학 선택과목 간 점수 차를 분석했더니 미적분을 선택한 수험생의 표준점수가 148점으로 확률과 통계(137점)보다 11점 높았다. 기하(142점)와는 6점 차이다.
이는 지난해 수능에서의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 간의 차이(3점)보다 8점이나 벌어진 것이다.
통합수능 1년 차인 2022학년도 수능에서도 미적분은 확률과 통계보다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3점 높았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만점자의 표준점수, 즉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한다.
선택 과목별로 난이도가 다르면 같은 과목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표준점수에서 차이가 나게 된다.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의 표준점수가 문과생이 선호하는 확률과 통계보다 훨씬 높아지면서 이과생의 표준점수 고득점에 유리해졌다는 얘기다.
국어도 만점자 중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의 표준점수가 150점으로 ‘화법과 작문’보다 4점이 높았다. 이는 전년(언어와 매체 134점, 화법과 작문 130점)과 동일한 점수 차다.
종로학원 분석 결과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학생의 62.6%가 과학탐구를 택한 이과생들이었고,이는 전년(59.6%)보다 3.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대성학원 역시 수학 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 확률과 통계는 137점일 것으로 분석했고, 국어 언어와 매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 화법과 작문은 146점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이번 수능에서 이과 수험생이 유리한 현상이 전년보다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상위권 대학에서 본래 자연계열 진학을 원했던 수험생들이 높은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인문·사회계열에 지망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2학년도 서울대 정시에서 인문계학과 합격생 중 이과 학생의 비율은 44.3%였으며, 2023학년도에는 51.6%로 더 높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에서 자연계열이 대폭 유리해진 상황이고, 국어까지도 유리한 구도가 형성됐다”며 “정시에서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수능 점수 구도에서 매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sf@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