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프로야구 OB 모임 일구회가 매년 개최하는 일구상시상식에 불참했다.
김하성은 올 시즌 MLB 포지션별 최고 수비수에게 주는 골드 글러브(유틸리티 부문)를 받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한국 선수가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건 김하성이 최초이며, 아시아 출신 내야수 첫 수상이기도 하다.
일구회는 김하성을 특별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고, 김하성은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하성은 시상식을 하루 앞둔 7일 후배 야구 선수 A씨를 “협박당해 돈을 뜯겼다”며 경찰에 고소했고, 시상식에서 자신에게 관심이 쏟아지는 게 부담스러운 탓인지 일구회 측에 양해를 구하고 불참했다.
김하성 측은 대리 수상자도 시상식 현장에 보내지 않았고, 대신 “일구회 선배님들이 주신 의미 있는 자리에 참석하지 못해서 아쉽다.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소감만 미리 전달했다.
사회자는 김하성이 특별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사실만 짧게 전했고, 시상자로 무대에 올랐던 정근우만 “올 시즌은 유틸리티로 골드 글러브를 받았지만, 내년은 유격수로 받는 김하성 선수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하성의 소속사인 서밋 매니지먼트는 전날 “김하성은 후배 선수로부터 지속해서 공갈과 협박을 받았다. 이에 관련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6일 경찰서에 출석해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김하성으로부터 고소당한 전 야구 선수 A씨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미국에서 김하성의 매니저로 일하며 지속해서 폭행당했다”고 주장해 진실 공방을 예고했다.
서밋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김하성 선수가 해당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라 부득이하게 시상식에 나가지 못했다”면서 “법률 대리인이 오늘 오후에 (A씨 주장에)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하성은 2014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고, 전 야구 선수 A씨는 그 이듬해인 2015년 같은 팀에 들어왔다.
투수 출신인 A씨는 KBO리그 1군에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팀을 떠났고, 이후에도 김하성과 관계를 이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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