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트업씬] 12월 2주차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미국 스타트업들이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에서 좀비 기업으로 변하고 있다. 좀비 기업(한계 기업)이란 간신히 파산을 면하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수준을 말한다.
글로벌 공유오피스 스타트업 위워크(WeWork)가 대표적이다. 누적투자금 110억달러(약 15조3900억원)에 달하는 위워크는 지난 11월 파산을 신청했다.
이처럼 고금리·경기침체기에 접어든 지난 2년간 기업들도 구조조정 등 비용절감에 나섰지만 현금이 말라붙으면서 파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올리브 AI(Olive AI, 투자금 8억5200만 달러) △화물 스타트업 콘보이(Convoy, 투자금 9억달러 ), △주택 건설 스타트업 비브(Veev, 투자금 6억4700만 달러) 등도 파산신청을 하거나 문을 닫았다.
美 ‘유니콘’, 좀비로…올해 파산한 곳만 32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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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피치북의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약 3200개의 스타트업이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파산으로 휴지조각이 된 투자금은 272억 달러(약 35조5000억원)에 달한다. 피치북은 “수많은 회사가 조용히 문을 닫기 때문에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며 “위워크(Wework)나 호핀(Hopin) 등 대형 스타트업의 파산 사례도 제외됐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누적투자금 16억달러, 기업가치 76억달러로 평가받던 호핀(Hopin)이 주요 사업부문을 1500만 달러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부동산 스타트업 제우스 리빙(Zeus Living, 누적투자금 1억5000만달러)도 폐업했다.
7억7600만달러를 투자받은 스쿠터 회사 버드(Bird)는 주가가 폭락해 지난 9월 뉴욕 증시에서 상장 폐지됐다. 상장폐지 당시 버드의 시가총액 700만달러는 창립자인 트래비스 밴더잔덴이 2년 전 구입한 마이애미 맨션(2200만달러)보다 작았다.
스타트업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르타(Carta)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자사 플랫폼에서 최소 1000만 달러를 모집한 스타트업 중 87개가 문을 닫았다. 이는 지난해의 두배에 달한다.
저금리와 소셜미디어, 앱의 성공에 힘입어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의 벤처투자는 8배 이상 증가했고 유니콘도 수십개에서 1000개 이상으로 폭증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이나 구글로부터 받는 광고수익으로 긱워크(임시직이나 프리랜서), 메타버스, 암호화폐 등 검증되지 않은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는 스타트업도 동시에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NYT는 “일부 회사들은 현금이 바닥나기 전에 문을 닫고 남은 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지만, 그 외 기업들은 ‘좀비모드’로 돌입해 폐업도 성장도 못하는 상태로 남고 있다”고 말했다.
美 스타트업 “시험관 아기 선천적 결함 사전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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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전 시험관 배아의 유전자를 분석해 아기의 선천적 결함 등을 사전에 발견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5일(현지 시각) 미국 스타트업 오키드(Orchid)는 시험관 아기시술(IVF)을 받는 예비 부부를 위한 유전자 테스트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 테스트는 불임이거나 유전적 질환을 물려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험관 배아에 대한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한다.
그동안 유전적 질환, 신경발달 장애 등 선천적 질환은 출생 후에만 감지할 수 있었다. 기존 기술은 배아 유전체의 약 0.25%를 분석하는 반면, 오키드의 기술은 99% 이상을 분석해 임신이 시작 전에 선천적 결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검사비용은 2500달러(약 320만원) 정도다. 미국의 시험관 아기 시술은 평균 1만2000달러(약 15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임신하기까지 여러 차례 시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누르 시디키 오키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배아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할 때마다 2500달러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시험관 아기시술과정에서 추가비용이나 위험부담이 없다”며 “회사가 확장해 업무를 자동화를 하면 비용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 설립된 오키드는 지금까지 1200만달러(약 157억원)를 투자받았다. 투자자 중에는 피지 시모 인스타카트 대표,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공동창업자, 딜런 필드 피그마 공동창업자 겸 CEO 등도 포함됐다.
日 우주 스타트업, 상장 첫날 주가 82%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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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위성이미지 스타트업 ‘iQPS’이 도쿄 증시에 상장한 6일 주가가 82%나 급등했다. 최근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의 항공우주 산업에 투자를 늘리면서 관련 생태계가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QPS은 상장 첫날인 6일 공모가(390엔) 대비 82% 오른 710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주가가 860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 iQPS의 기업가치는 약 249억엔(약 2260억원)에 달한다. 일본의 우주벤처 스타트업이 상장한 것은 지난 4월 도쿄 증시에 상장한 달 탐사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 이후 두 번째다.
iQPS는 지구 표면을 촬영하는 합성개구레이더(SAR) 소형 위성을 개발하는 우주 스타트업이다. 광학 센서와 달리, SAR는 야간이나 악천후에도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어 국가 안보나 재난 관리에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핀란드의 위성회사가 촬영한 SAR 이미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감시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iQPS는 2028년까지 지구 주변에 24개의 위성을 배치해 실시간에 가까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일본은 중국의 기술 및 군사적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의 우주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SAR, 기타 보안기술 등 우주항공 스타트업에 ‘포괄적 지원’을 약속한다”며 “iQPS과 일본 인공위성 스타트업 신스펙티브(Synspective)에 각각 최대 41억엔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은 항공우주 스타트업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iQPS는 지난 5월기준 매출 370억엔의 94%를 국방부 등 정부 고객이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스페이스를 비롯해 일본에서 수많은 우주항공 스타트업들도 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어뉴질랜드, 2026년부터 전기비행기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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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으로부터 투자받은 항공우주 스타트업의 전기 항공기가 2026년부터 뉴질랜드에서 상업 운항을 시작한다.
6일(현지 시각) 에어뉴질랜드는 2026년 미국 기업 베타테크놀로지스(Beta Technologies)의 전기 비행기를 단거리(약 150km) 화물 항공편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30년부터는 일부 국내선 승객 항공편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베타테크놀로지스는 2017년 설립된 미국의 항공우주 스타트업으로, 전기 수직 이착륙(eVTOL) 항공기와 충전 인프라를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4차례 투자를 받아 총 8억8600만달러를 투자 받았다. 지난 2021년에는 아마존으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했다.
베타테크놀로지스에 따르면 eVTOL 모델 ‘ALIA’은 최대 약 480km를 비행할 수 있으며 충전시간은 약 1시간이다. 소음은 기존 헬리콥터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조용하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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