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웹사이트 갈무리] |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고물가로 온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저렴한 상품을 찾는 ‘짠물 소비’가 두드러지고 있다. 유통 기한이 임박한 식음료는 물론 화장품, 의류, 생활 및 주방용품에서도 만원짜리 미만의 가성비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중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가 지난 9월 20일 오픈한 ‘9900원샵’의 매출은 연속 상승 중이다. 10월 일평균 매출이 9월에 비해 80% 늘어난 데 이어 11월에는 전달보다 196% 뛰었다.
‘9900원샵’이라는 이름에 맞게 생활·주방 용품은 물론 패션잡화, 화장품 등까지 자주 쓰는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무료배송 혜택 또한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티몬이 운영하고 있는 ‘만 원의 행복’ 기획관도 매출이 급증하긴 마찬가지다. 만 원의 행복도 2500원, 5000원, 7000원, 1만원 등 가격대별로 저렴한 상품을 별도로 모아놨는데,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배 가량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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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과자류를 살피고 있다. 정부는 스낵 과자, 라면, 빵, 우유 등 가공식품 가격을 일일 감시 대상에 포함한 바 있다. 스낵 과자 물가는 1년 전보다 0.9% 내렸지만 2년 전보다 12.7% 높다. 연합뉴스 |
소위 ‘하자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연초부터 지난 11월까지 티몬의 ‘리퍼임박마켓’ 매출은 지난해보다 80% 증가했으며, 구매 건수와 구매고객수도 60%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유통기한이나 소비기한이 임박한 먹거리가 매출 상위를 차지했다. 또 TV, 핸드폰 등 고가 기기를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는 고객들도 리퍼임박마켓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가성비 물품을 찾는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다이소에서 파는 1~8월 화장품 매출은 전년보다 160% 성장세를 보였다. 다이소는 지난달 가을·겨울(FW) 시즌을 맞아 플리스 외투와 패딩 베스트 등을 5000원에 출시하기도 했다.
파격적인 가격에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패딩은 ‘다테가베네타’라는 이름을 얻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이소가 내놓은 여성용 부츠형, 로퍼타입의 신발, EVA 방한화 등도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 뷰티 제품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다이소가 지난 10월 판매를 시작한 ‘VT 리들샷’의 경우 ‘다이소 핫템’, ‘품절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자랑했다.
이(E)쿠폰 거래도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조905억원을 기록했다. 2001년 통계 작성 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이쿠폰 거래가 늘었는데, 편의점이나 카페 등에서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고물가, 고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가성비 소비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2로 10월(98.1)보다 0.9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7월 이후 네달째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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