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대표 관광지인 베네치아 대운하가 기후 활동가들이 시위 중 풀어놓은 염료 때문에 녹색으로 물들었다. 당국은 ‘에코 반달리즘'(자연·문화유산을 파괴하는 행위)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9일(현지시간) 외신에 등에 따르면 기후활동단체인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XR) 소속 활동가들은 이날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베네치아 대운하 물에 형광 물질을 푸는 시위를 벌였다.
또 이들은 운하를 가로지르는 리알토 다리 난간에 밧줄과 벨트로 몸을 묶고 ‘COP28: 정부가 말만 하는 동안 우리는 줄에 매달려 있다’고 펼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진행 중인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를 비판하기 위해서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총회가 실질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날 시위를 ‘에코 반달리즘(공공 기물 등을 파손하는 행위)’이고, 이 시위를 진행한 이들은 “환경 파괴자”라고 비난하며 이들에 대한 처벌을 당국에 요구했다.
이번 시위로 대운하 통행이 한동안 중단됐고 최근 보수 공사를 진행한 리알토 다리에 또 다시 안전 점검을 진행해야 했다.
이 시위를 벌인 XR 이탈리아 본부는 시위 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베네치아 운하 물에 뿌린 형광 염료는 무해하며, 몇 시간 내로 물은 원래 상태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는 이탈리아에 재앙적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며 “과학은 우리에게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하는데 정치인들은 소극(笑劇)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가 화석 연료 산업에 팔려나가고 있는 와중에 침묵하고 있을 순 없다”고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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