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격돌한다.
메시의 소속 팀 인터 마이애미가 호날두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로 간다. 마이애미는 12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2024년 프리시즌 일정을 발표했다.
1월 말과 2월 초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에서 경기를 치른다. 첫 번째 상대는 알 힐랄, 다음 경기는 알 나스르와 붙는다. 알 나스르는 호날두가 있는 팀이다.
메시와 호날두는 지난 20년 가까이 세계 축구계를 양분했다. 바르셀로나, 아르헨티나의 에이스인 메시와 레알 마드리드, 포르투갈의 간판 공격수인 호날두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맞부딪혔다.
서로 만날 때마다 팬들은 주목했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번갈아 나눠 가졌던 둘이다. 두 선수가 그라운드 위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기 충분했다.
다만 메시와 호날두는 다른 선수 말년을 보내고 있다. 호날두는 지난해 1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불명예스럽게 나갔다. 사실상 방출이었다. 라커룸에서 문제를 일으키며 구단과 에릭 텐 하흐 감독의 미움을 샀다. 떨어진 기량으로 팬심도 떠났다.
반면 메시는 그토록 원하던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호날두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없다. 메시와 호날두 세기의 대결이 메시의 승리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메시는 PSG(파리생제르맹)과 계약이 만료된 지난 7월 미국(MLS) 진출을 선언했다. 뜻밖의 결정이었다. 그때만 해도 친정인 바르셀로나 복귀가 가장 유력하게 점쳐졌고 천문학적인 연봉을 보장한 사우디아라비아 이적 가능성도 예상됐다. 인터 마이애미는 영국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공동 구단주를 앞세워 메시에게 오랫동안 관심을 보였으나 명분과 돈 싸움에 있어 후순위로 여겨졌다.
하지만 메시의 선택은 인터 마이애미였다. 인터 마이애미에서 수령할 연봉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비교가 되지 않는 5,000만 유로(약 700억 원) 수준이다. 연봉 외에 MLS 스폰서인 애플과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의 지원에 매력을 느꼈다. 자식들의 교육 환경도 주된 고려 사항이었다.
마이애미는 메시의 합류 후 다른 팀이 됐다. 정확히는 미국프로축구의 판이 커졌다.
미국 축구팬들이 들썩였다. 메시가 출전하는 경기 입장권은 재빠르게 동이 났다.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메시 합류 전 인터 마이애미의 홈경기 입장권은 40달러(약 5만 원)에 불과했다. 이후에는 300만 달러(약 38만 원)를 줘도 구하기 어려워졌다. SNS에서도 인터 마이애미의 파급력이 대단했다. 구단 공식 SNS의 팔로워 수는 100만 명에서 1,540만 명까지 늘어났다. MLS 중계권을 독점하는 애플 TV는 17만 여명의 신규 구독자를 확보했다.
메시를 보기 위해 전 세계 유명인사들이 축구장에 등장했다. 할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에드워드 노튼, 셀레나 고메즈, 마리오 로페즈, 오웬 윌슨, 타이가, 솔로 마리두에나 그리고 영국의 해리 왕자 등이 찾았다. 르브론 제임스, 세레나 윌리엄스 같은 미국 스포츠를 대표하는 선수들도 메시를 보러왔다.
인터 마이애미에서 메시는 14경기 11골, 1개의 우승 트로피로 첫 시즌을 마무리했다. 짧게 뛰고도 인터 마이애미의 올해 최고 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메시는 “새 팀에서 이룬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첫 시즌에 적응한 만큼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멈추지 않는 선수가 목표”라고 다짐했다.
미국에서만 활약한 게 아니다. 메시는 지난해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우승이 반영된 2023 프랑스풋볼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통산 8번째 수상의 기쁨도 누렸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발롱도르 최다 수상의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 2009년 처음 발롱도르를 받았던 메시는 2012년까지 4년 연속 수상의 진기록을 세웠다. 이후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하며 2015년, 2019년, 2021년까지 수상 기록을 이어갔다. 7번의 수상도 앞으로 깨기 어려워 보였는데 올해 하나 더 추가하며 8차례 황금공을 품에 안는 초유의 대업을 달성했다. 이젠 발롱도르 숫자에서도 호날두를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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