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첫 여성 CEO…정신아 “책임 경영·미래 핵심사업 집중”
김범수 “정 내정자, 쇄신 TF장 맡을 것…다시 비상하자”
홍은택 현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까지 근무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카카오[035720]가 최고경영진 교체라는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섰다.
카카오는 13일 오전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사업 총괄을 맡고 있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단독 대표 내정자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내년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정 내정자가 취임하면 카카오의 첫 여성 대표가 된다. 네이버는 작년 3월부터 최수연 대표가 이끌고 있어 국내 양대 포털 모두 40대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수장을 맡게 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까지 근무하게 된다. 홍 대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에 세대교체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며 IT 분야 전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갈등과 어려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정 내정자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48세인 정 내정자는 연세대와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미국 미시건대 로스 경영대학원 MBA(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과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네이버를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AI·로봇 등 선행 기술과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의 IT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IT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해 왔다.
또, 10여년간 벤처캐피탈(VC) 분야에서 성공 경험을 쌓으며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성장, 유니콘까지 각 성장 단계에 대한 분석 및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웠고, 커머스·광고 등 카카오의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에 대한 깊은 인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내정자는 올해 3월 카카오 기타 비상무이사로 합류해 카카오의 사업·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왔다. 지난 9월부터는 역할을 확대해 CA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고 있으며, 현재는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쇄신의 방향성 논의에 참여 중이다.
정 내정자는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이어받게 되어 더없이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 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카카오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이날 시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정 내정자가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AI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또한 함께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CEO 내정자 신분으로 카카오 내 쇄신 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창업자는 “더불어 대내외 어려운 상황 중에서도 카카오의 수장으로서 역할을 다해주시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변화를 같이 고민해 주신 ‘사이먼'(홍은택 대표 영어 닉네임)에게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2024년에는 새로운 카카오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어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도록 저 또한 힘을 더할 것을 약속드리며, 크루(직원) 여러분들의 응원과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임직원 대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카카오는 근본적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며 “새로운 배, 새로운 카카오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세우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harri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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