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여야의 ‘혁신 경쟁’이 불붙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만큼 혁신 경쟁의 핵심은 ‘인적 쇄신’이다. 국민의힘은 당 주류에서부터 ‘용퇴’을 실천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비주류 초선 의원 중심으로 ‘결단’을 내리는 모양새다. 이에 향후 ‘쇄신 정국’의 타깃으로 김기현 대표 체제를 적극적으로 방어했던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과 이재명 대표 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지목되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김 대표가 전격적으로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기득권 내려 놓기’를 중심으로 한 여야의 ‘인적쇄신 경쟁’에서 국민의힘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의지가 약하다는 평가다.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이 대표 역시 비명(비이재명)계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때 총리를 지난 당 원로급 인사들로부터 거취 압박을 받아왔지만 묵묵부답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의 인적 쇄신은 친명계와 거리가 먼 초선들이 이끌고 있다. 전날 이탄희·홍성국 민주당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남아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했고, 홍 의원은 “국회의원보다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을 만드는 ‘미래학 연구자’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앞서 오영환·강민정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공식화했다. 모두 초선이다.
이들의 불출마는 민주당 당권을 장악한 친명계의 ‘용퇴’가 아니란 점에서 인적 쇄신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인적 쇄신의 물꼬를 튼 국민의힘과도 대비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정치권 혁신 경쟁은 총선이 다가올수록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총선 정국인 만큼 출마 여부와 관련된 ‘인적 쇄신’을 이어가는 일이 관건이다. 여야 쇄신 바람에서 각각 발을 빼고 있던 그룹들이 다음 ‘쇄신 타깃’으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우선 국민의힘의 경우 초선 의원들이 대상이다. 과거에는 쇄신을 주도했던 초선 의웓들이 이제는 권력의 ‘홍위병’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1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친윤계 초선 의원들이 ‘김기현 사퇴론’을 제기한 서병수·하태경 의원 등을 겨냥해 거센 공격을 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초선 의원들은 ‘자살특공대’, ‘퇴출 대상자’, ‘내부총질’, ‘엑스맨’ 등 거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초선은 늘 정풍운동의 중심이었는데 이 당은 일부 초선조차 완장 차고 날뛸 정도로 당이 망가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는 당권을 장악한 친명계 지도부를 향한 거취 표명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인적 쇄신에 대해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날 여당 대표의 사퇴한 상황에서도 민주당은 부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엑스포 유치 실패를 겨냥한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에 대외적인 메시지를 집중했다.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소속인 이원욱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제원 의원도 하는데 이 대표는 왜 못하나. 친명 주요 인사들은 왜 안 하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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