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만나 현지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현지 투자에 따른 인센티브 혜택을 토대로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서 입지를 선점하기 위한 채비에 나설 전망이다.
14일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13일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Bandar bin Ibrahim Al-Khorayef)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과 회동했다.
이번 회동은 산업광업 분야 협력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양국 간 협력 지평을 넓히기 위해 반다르 장관이 직접 방한하며 이뤄졌다. 사우디 산업개발기금 최고경영자(CEO)인 술탄 빈 칼리드 알사우드 왕자도 함께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이 자리에서 현지 산업 잠재력을 검토하고 투자 기회를 모색했다. 높은 사업 수행 효율성과 용이성 등은 물론 현지 투자에 따른 인센티브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사우디 내 한국 중소기업들로 구성한 ‘전기차 클러스터’가 ‘사우디·한국 산업단지(SKIV)’ 들어선다는 점에서 현대모비스가 길라잡이 역할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 정부가 자체 전기차 브랜드를 생산하기 위해 한국 중소기업들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주요 산유국이 밀집한 중동 지역에 전기차 클러스터가 들어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사우디산 전기차는 향후 중동 전역과 북아프리카 시장에 판매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의 미래 비전은 사우디 정부와의 이해관계도 맞아 떨어진다. 사우디 정부는 원유 중심 경제구조를 탈피하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첨단 제조업 중심의 경제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2016년 ‘사우디 비전 2030’ 전략을 수립, 최근 들어 적극 추진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50만대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아울러 사우디 정부는 전기차 제조설비 허브를 구축한 뒤 배터리와 수소차 생산단지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2021년 ‘사우디 그린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2060년까지 탄소배출량 0’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국가 및 기업과 다양한 협력, 교류도 진행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사우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에너지부 장관이 사우디를 방문한 우리 정부 대표단에 양국의 수소 분야 협력을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의 현지 협력이 기대되는 이유다. 현대차는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사우디 비전 2030’에 발맞춰 수소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 11월 알마주이로지스틱스(Almajdouie Logistics ML)에 엑시언트 500대를 공급하기도 했다. 알마주이 로지스틱스는 현대차 사우디 지역 총판 업체인 알마주이(Almajdouie)의 물류·운송 분야 사업체이다. <본보 2023년 11월 15일 참고 [단독] 현대차, 사우디에 수소전기트럭 500대 공급...중동 수소생태계 확대>
한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모빌리티 서비스 회사 카림(Careem)과 차량 유지보수 40% 할인 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 내 공인 현대자동차·기아 대리점을 통해 카림 운전자에 순정부품과 유지보수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카림은 차량호출 서비스로 시작해 지금은 음식배달, 택배, 코로나 백신 및 PCR 테스트 예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업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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