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영국 BAE시스템즈가 현지 방산 기업들과 협력해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영국군 자주포 교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영국군이 이미 운용 중인 차량형 자주포 ‘아처’를 내세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독일 크라우스 마페이 베그만(KMW)의 ‘2파전’ 구도를 흔들며 수주전에 뛰어든다.
14일 BAE시스템즈에 따르면 이 회사는 밥콕, 라인메탈·BAE의 합작사 RBSL(Rheinmetall BAE Systems Land)과 ‘아처 얼라이언스’를 꾸려 영국 신형 ‘기동화력플랫폼(MFP) 사업’ 입찰에 참가한다.
MFP는 영국의 주력 자주포인 AS90을 대체할 차세대 자주포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영국은 2029년까지 96문을 우선 도입한다. 2032년까지 총 116문을 확보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약 1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아처 얼라이언스에서 BAE시스템즈는 부품을 조립해 아처 생산을 주도한다. 생산 과정에서 영국 기업들의 참여 비중을 60%까지 높인다. 현지 조립시설을 활용하고자 영국 북부에 신공장이 들어설 잠재 부지도 조사하고 있다. BAE시스템즈는 영국에 M777 155mm 곡사포 생산시설을 운영했다 수년 전 폐쇄한 바 있다.
RBSL은 영국 주력 전차 개발에 참여한 경험을 토대로 포탄을 탑재할 ‘HX 8X8’ 트럭 섀시(차대)를 제공한다. 밥콕은 포탄 공급 시스템과 차량을 통합하고 자주포를 관리·유지보수하는 역할을 맡는다.
아처 얼라이언스가 가세하며 MFP 사업 수주전은 가열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 3월 아처 14문을 임시로 도입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에 AS90 32문을 지원하며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처였다.
아처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 만큼 차세대 자주포 구입에서도 아처 얼라이언스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존 보튼 BAE시스템즈 매니징 디렉터는 “이미 영국군이 임시로 운용 중인 아처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야전포병 시스템”이라며 “영국의 전략적 파트너와 협력하고 MFP 프로그램에 공급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MFP 사업은 아처와 함께 △한화에어로스이스·록히드마틴 영국법인 등으로 구성된 팀 썬더의 ‘K9A2’ △독일 KMW의 ‘RCH155’ 자주포가 후보로 거론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영국에 지사를 세우고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글로벌 방산 전시회 ‘DSEI’에도 참가해 K9A2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본보 2023년 9월 12일 참고 한화에어로, 英 지사 설립… 차세대 자주포 사업 수주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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