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현대미포조선이 뉴질랜드 국영 키위레일로부터 수주한 페리 2척의 계약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키위레일이 뉴질랜드 정부에 요청한 자금 지원이 거부되자 현대미포조선과의 페리 계약 취소를 고려 중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니콜라 윌리스(Nicola Willis) 뉴질랜드 재무장관은 최근 웰링턴 항구의 새로운 터미널 인프라와 함께 5만3500톤(t) 규모의 로펙스(Ro-PAX) 2척을 건설하는 항만건설 도시연결 프로젝트(Inter-Island Resilient Connection, iReX)에 14억 7000만 뉴질랜드 달러(약 1조1800억원) 자금 지원을 거부했다.
윌리스 장관은 “정부가 뉴랜질드 북섬 웰링턴과 남섬 픽턴 사이 쿡 해협 연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2018년 이후 iReX 프로젝트 비용이 거의 4배 증가해 30억 뉴질랜드 달러(약 48억3000만원)에 달한다”며 “이 중 21%만이 기존 페리를 교체하는 핵심 프로젝트와 관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되는 비용 증가와 투자의 성격 변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키위레일의 자금 요청에 동의할 경우 국내 비용 압박과 기타 필수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 능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지원을 거부했다.
뉴질랜드 정부가 이같은 결정을 내리자, 키위레일은 정부 자금이 없으면 iReX 프로젝트를 종료하고 쿡 해협 연결 계획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피터 레이디(Peter Reidy) 키위레일 최고경영자(CEO)는 “선박 발주를 취소하거나 다른 페리 운영업체에 매각하는 것 등 다양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키위레일은 신조선이 아닌 중고 시장에서 새롭고 효율성이 낮은 톤수를 조달하거나 쿡 해협 항로의 요구 사항에 맞는 재건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약금 부과도 검토한다. 키위레일은 주문 취소와 관련해 회사 경영진과 현대미포조선 간 위약금 부과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21년 키위레일과 2척의 페리 건조 계약을 맺었다. 페리를 건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5억5100만 뉴질랜드 달러(약 4360억원). 인도 시기는 2026년이다. 선박의 강재 절단은 내년 3월에 시작되고, 용골 설치는 8월에 이뤄질 예정이었다. <본보 2021년 1월 7일 참고 현대미포조선, 페리 2척 건조의향서 체결…연내 수주>
아직 선박 건조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키위레일은 이미 이 프로젝트에 4억 뉴질랜드 달러(약 3200억원)를 투입했다.
새 페리는 키위레일 산하 인터아일랜드가 운용할 예정이었다. 키위레일은 인터아일랜드의 선령이 26년된 노후 선박 3척(카이타키, 아라테레, 카리아리히)을 대체하기 위해 신조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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