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수소 사업 협력에 나선다. 양사가 투자한 미국 ‘아모지(Amogy)’의 암모니아 관련 기술을 활용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수소 시장 생태계를 공략한다.
20일 닛케이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미쓰비시상사는 아모지와 함께 암모니아 기반 수소 운반 시장에 뛰어든다. 기술과 가격 경쟁력, 미래 수요 등을 종합 분석한 뒤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3사 협업의 핵심은 아모지의 암모니아 분해 기술이다. 아모지는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에서 열과 촉매제를 통해 수소를 추출하는 ‘크래킹(Cracking)’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소를 액체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초저온 환경이 필요한데 암모니아는 이를 유지할 필요없이 운반 후 분해하면 된다. 저장과 운반이 경제적이고 용이해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꼽힌다.
실제로 운반 비용의 경우, 액화 암모니아의 가격은 액화수소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액화 암모니아는 액화 수소 방식보다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수소를 담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아모지의 암모니아 관련 기술력이 관련 시장에서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미쓰비시상사는 아모지의 주요 투자자라는 공통분모를 계기로 수소 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작년 아모지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 3월 시리즈B-1 펀딩 라운드를 통해 5000만 달러를 추가 베팅했다. 미쓰비시상사는 올 6월 이뤄진 1100만 달러 규모 시리즈B-2 라운드에 참여하며 아모지와 인연을 맺었다. <본보 2023년 6월 10일 참고 'SK이노베이션 투자' 아모지, 1100만 달러 추가 투자 유치>
SK이노베이션은 아모지 추가 투자 당시 양사 간 협력 범위를 확장키로 했었다. SK이노베이션은 탄소 감축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아모지는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네트워크 및 사업 경험을 활용해 시장 개척에 나서는 것이 주요 골자다. 청정에너지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을 적극 공략키로 했었다. 미쓰비시상사까지 합류하며 한·미·일 연합을 구축, SK이노베이션과 아모지의 수소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아모지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한국인 2명이 지난 2020년 창업한 회사다. 독자 개발한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창립 1년여 만에 5kW급 드론, 100kW급 트랙터, 클래스8 트럭에서 실증 테스트를 완료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과 잇따라 손을 잡으며 사업 확장에 전력을 쏟고 있다. 독일 그린수소 기반 연료 생산업체 ‘하이투젠(Hy2gen)’, 미국 화학사 ‘LSB인더스트리’, 덴마크 자치령 페로제도 해운사 ‘스칸시 오프쇼어’, 노르웨이 전기시스템 통합 업체 ‘심(Seam)’ 등과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 7월에는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고 아시아 시장 공략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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