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가 왔다!
울산시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인 황새가 울산 북구 천곡동 들녘에 이달 중순부터 수시로 찾아오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황새는 복원 프로젝트에 따라 방사되거나 이탈한 것이 아니라 시베리아 등지에서 월동하러 온 것으로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
이 황새는 지난 13일 주민 김치홍 씨 집 앞 논에서 처음 발견됐다. 김 씨는 논에서 먹이활동 중인 새의 사진을 찍어 울산시에 문의했고 곧 황새로 판명됐다.
김 씨는 이후 지난 15일 오전 8시 30분께 황새 1마리가 먹이활동하며 들녘을 다니는 것을 보고 곧바로 울산시에 제보했다.
제보받은 울산시 관계자는 윤기득 사진작가와 함께 현장을 확인했다. 윤 작가는 비가 오는 중에도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먹이활동을 하는 황새와 대백로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조류 전문가 김성수 박사는 “순금산과 동천이 가까이 있어 사람의 간섭이 적고 먹이가 있는 안전한 곳으로 온 것”이라며, “울산 북구와 울주군으로 희귀 철새가 찾는 것은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2008년부터 매년 11월에서 다음해 3월까지 태화강과 동천 등의 겨울철새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울산에서 황새는 2015년과 2017년 가을 태화강 하구에서 관찰됐다. 황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자료목록에서 위기(EN)종으로 분류된 국제적 보호종으로 전 세계에서 2499개체 정도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황새는 1971년 음성군에서 마지막으로 밀렵꾼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 멸종됐고, 1996년 독일과 러시아에서 2마리 황새를 들여와 충남예산황새복원센터에서 2002년부터 인공번식을 하고 있다. 예산에서 복원된 개체는 다리에 띠를 두르고 있다.
이번에 울산을 찾은 황새는 다리에 띠가 없어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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