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입었다. 감염병이 하늘길을 막자, 여행 상품 판매가 중단됐다. 3년간 멈춰있던 여행사들이 엔데믹과 함께 날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다져진 체력을 기반으로 날개를 펼칠 여행사들의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여행업계 후발주자인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올해 송출객 수가 완전히 회복했다. 아니, 오히려 2019년 수준을 뛰어넘으며 회복을 넘어 성장을 이뤘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2023년 연간 패키지 송출객 수는(12월 송출객 수 출발 확정 기준 집계 포함)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12.5% 증가했다. 엔데믹 효과와 더불어 지난해 론칭한 ‘여행이지’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 결과로 교원투어 측은 분석했다.
지난해 론칭 이후 여행이지의 송출객 수는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를 제외하고 지속해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올해 4분기 송출객 수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통틀어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4분기 송출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으며, 2019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에는 21% 늘었다.
여행이지 관계자는 “올해 엔데믹이 선포됨에 따라 그동안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송출객 실적도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는 중국이 패키지여행 수요를 이끌었다면 올해는 일본과 베트남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으며, 중국 수요 회복과 항공 노선이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원투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제한적이던 상황 속에서도 여행 전문 브랜드 ‘여행이지’를 론칭하면서 여행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브랜드 론칭과 함께 업계에 출사표를 던지며 그룹 차원의 집중적인 투자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단행한 것은 물론, 브랜드 슬로건인 ‘쉽고 편리한 여행’을 실현시키기 위한 전략을 펼치는 데 주력했다.
교원투어는 특히 인력 규모 확대를 위해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무형의 상품인 여행 패키지 특성상 인력 규모 확대는 곧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이에 브랜드 론칭 이후 지속해서 인력 규모를 늘려 왔다.
지난해 하반기에 인력을 대거 충원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신입·경력 사원 공채를 진행했다. 그 결과 현재 재직 중인 직원 수는 총 290명(12월 초 기준)으로 여행이지를 론칭한 지난해 5월 말 대비 87% 증가했다.
여행이지는 패키지여행의 주 고객이 중장년층으로 인식되는 고정관념을 깨고 한계를 뛰어넘어야 지속가능한 산업이 된다고 보고 신규 고객 유입과 더불어 고객 다변화를 핵심 과제로 설정해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데 적극적인 MZ세대에게 주목했다. 새롭고 특별한 여행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을 시장에 내놓으면 20~30대 고객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타깃으로 한 테마 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테마 상품은 자유여행을 선호하던 MZ세대를 패키지여행으로 유입시키는 요인이 됐다. 올 상반기 여행이지 고객 가운데 20~30대 고객 비중은 2019년보다 3%포인트 늘어난 20%를 기록했다. MZ세대 고객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꾸준히 인력 규모를 확대해 온 덕분에 올해 들어 엔데믹 전환에 따른 수요 급증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패키지 모객 인원 및 송출객 수 볼륨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여행이지는 지난해 여행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양적 성장에 주력해 왔다. 올해 마련한 토대를 기반으로 여행 산업이 정상화되는 내년에는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먼저 여행 전문 브랜드로서 패키지여행부터 자유여행까지 모든 여행을 위한 맞춤 상품을 강화한다. 패키지는 세대·취향·여행 목적별 등으로 타깃을 세분화해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 고품격 여행을 추구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한 프리미엄 패키지 라인업을 한층 강화하는 데에도 힘을 쏟는 모양새다. 자유여행 선호도가 높은 20~30대 고객의 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는 자유여행 상품을 다양하게 내놓는다. 가고자 하는 여행지의 항공 좌석과 호텔을 다양하게 확보해 고객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여기에 세미 패키지 상품 수도 늘려 나간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 또는 도보 이동이 편리한 도시는 자유일정으로, 먼 곳에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관광지는 가이드와 함께 찾는 방식이다.
특히 내년을 기점으로 여행이 일상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고객의 상품 만족도를 높여 재구매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교원투어는 지난 5월 ‘여행 중 만족도 조사’를 도입했다. 여행 중 고객이 느낀 불편과 불만을 즉각 개선하고 상품 개선 및 보완에도 활용하고 있다.
업무 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도 추진 중이다. 교원투어는 교원그룹의 모든 사업영역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AI-DX 센터와 함께 DX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AI 챗봇을 도입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대표 사업이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AI 챗봇을 통한 실시간 고객 안내가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ERP 고도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차세대 ERP 시스템인 ESS(Easy Erp System) 개발을 마치고 테스트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연내 적용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적용되면 △상품 예약·관리 및 정산 효율화 △업무 간소화 △실시간 정산 시스템 구축 △고객 서비스 향상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모바일 앱 리뉴얼도 이달 중 완료할 예정이다.
계열사와의 시너지는 교원투어만의 강점이다. 교원투어는 그룹 내 계열사와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2월 라이프케어 서비스 전문기업인 교원라이프와 협업해 여행에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연계한 교원투어라이프를 시장에 선보였으며, 교원 웰스와 손잡고 여행이지를 통해 여름휴가를 떠나는 고객에게 교원 웰스의 건강가전을 증정하는 기획전을 열기도 했다.
교육기업인 교원과 협업을 통해서는 여행에 교육 콘텐츠를 접목한 교육 여행 패키지를 출시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교원투어는 교육과 건강가전·라이프케어 등 그룹 내 다양한 사업과 연계한 차별화된 상품을 시장에 지속해서 선보일 방침이다.
액티브 시니어 타깃으로 한 맞춤 상품 전략도 선보였다. 액티브 시니어는 이색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고 여행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매년 시니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춰 타깃으로 한 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프리미엄 테마여행 전문 브랜드 ‘여행다움’의 시니어 여행상품이 대표적이다. 전문 스토리텔러가 모든 일정에 동반해 여행지에 담긴 역사와 유래 등 인문학적 해설을 제공하며, 3무(노팁·노옵션·노쇼핑)로 시니어 고객이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했다. 현재는 국내 중심이지만 내년에는 해외 여행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SK브로드밴드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시니어 맞춤 여행상품 개발에 나선 상태다.
여행이지는 20~30대 신규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제휴처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CJ ONE과 멤버십 포인트 제휴를 맺고 고객이 그동안 적립한 여행이지 포인트를 CJ ONE 포인트로 전환해 CJ ONE 제휴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샌드박스네트워크, 비디오몬스터, 빅하우스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스타트업과 손잡고 차별화된 테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여름 출시하자마자 빠르게 완판을 기록한 ‘교토 인생샷 투어’와 프랑스와 튀르키예의 미식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고품격 미식 투어 ‘귀족식당’, 미식 크리에이터 ‘비밀이야’와 함께 떠나는 마쓰야마 미식 여행 등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내년에도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토대로 차별화된 테마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여행이지 관계자는 “지난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해서도 송출객 수가 많이 늘어날 정도로 성장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11월의 경우 올해 최다 모객 실적을 달성하는 등 내년 1분기 송출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며 “내년에는 프리미엄 상품 라인업 강화를 중심으로 항공 사업 확대, 액티브 시니어 타깃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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