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주식시장, 가치투자는 불가능?
제가 20년동안 투자하면서 올해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올해 시장은 2차전지, 로봇, 인공지능 중심으로 올랐습니다. 물론 주식투자는 미래 실적을 보고 따지는 것입니다. 다만 올해 오른 섹터들의 실적을 보고 시총을 연결 지어 생각해야 되는데, 그런 이익이 나올 수 있을지는 개인적으로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종목들을 피하다보니 수익률이 안 좋았는데요.
올해 어떤 종목이 좋을지 사전에 파악하기엔 힘듭니다. 사람마다 투자 스타일이 모두 다르고, 단타로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 실적이 좋아질 기업, 혹은 싼 기업들을 사놓고 기다리는 투자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이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익률을 목표로 삼고 투자하는 건데요. 하지만 가치투자자들은 수익률보다 잃지 않는 것에 초점을 두고 투자합니다. 기계적으로 저평가주를 사는 것이 아니라 성장도 같이 가고 있는 주식을 사는 것입니다.
물론 밸류트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가치 투자자들은 미래 이익을 보고 투자합니다. 다만 지금 아무리 싸더라도 미래 이익이 꺾이면 그 기업은 싸다고 볼 수가 없는데요. 저도 가끔 하는 실수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가 끝나면 영화관이 다시 예전처럼 좋아질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현재 사람들은 OTT 등으로 인해 영화관을 이용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시대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치주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성장주에 투자하는 사람보다 실적이 안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가치주의 수장이 바뀌는 등 여러 이슈가 있었는데요. 사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스 클라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바우포스트 그룹은 저평가된 가치주 종목 위주로 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올해 빅테크 종목들이 주도한 S&P500지수의 상승흐름 속에서 바우포스트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금리가 계속 하락했습니다. 약간의 변동성은 있었지만, 2009년부터 2022년까지 제로금리가 지속됐습니다. 이에 갈 곳 없는 돈들이 자산 시장으로 몰리며, 기업에게 많은 자금이 유입됐는데요. 결론적으로 성장성 높은 기업들은 계속해서 투자를 받았습니다.
2022년부터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며 이제는 시장의 판도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앞서 저금리로 인해 망해야 할 기업들이 좀비 기업으로 살아남고, 정상적인 기업들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상황이 계속됐는데요. 이제는 과거처럼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는 힘듭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처럼 급격한 금리 인하는 제한적일 겁니다.
2020년 주식시장이 크게 오르면서 수익을 낸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그 시기를 제외하면 가치주들이 성장주에 비해 실적을 못 낸 기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헤지펀드로 유명한 타이거펀드는 18년동안 연복리 29% 수익을 냈었습니다. 이후 타이거펀드는 닷컴 버블 붕괴로 문을 닫게 됐습니다. 18년동안 엄청난 수익을 냈던 타이거펀드도 어려운 시기가 오면 무너지는 것처럼 지금까지 상황은 어려운 시기였다고 봅니다. 성장주는 전망이 좋긴 하지만 과도하게 밸류에이션 된 측면이 있습니다. 반면 가치주는 기본적인 수익은 떨어지더라도 저평가된 기업들을 주목해야 하는데요. 분위기는 한번 돌아서면 바로 바뀝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서 미래 실적을 살펴보길 권장합니다.
삼프로TV 한지원 기자 cds04202@3pro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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