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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는 꿈이 있다. 별을 보고 꿈을 염원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1923년 월트 디즈니가 형인 로이 디즈니와 함께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를 만든 이래 이들의 메시지도 늘 동일했다. 디즈니 신작 ‘위시’ 이전에 애니메이션 영화 ‘피노키오’의 OST이자 디즈니 오프닝송이었던 ‘웬 유 위시 어폰 어 스타(When You Wish Upon a Star·별에게 소원을)’가 있었듯이.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위시’의 이야기는 마법의 왕국 로사스에 살고 있는 소녀 ‘아샤’로부터 시작한다. 로사스를 지배하는 마법사 ‘매그니피코 왕’은 왕국 사람들이 18살이 될 때마다 소원을 하나씩 가져간다. 왕이 소원을 지켜주는 대신 소원을 바친 사람들은 이에 관한 기억을 잃어버린다.
왕국 사람들은 매그니피코에게 충성을 바친다. 그러나 가족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견습 마법사 선발에 도전한 아샤는 예기치 못한 왕의 실체를 알게 된다. 그는 어느 밤 하늘의 별에게 간절히 소원을 빌고, 별은 아샤의 앞으로 떨어진다.
영화는 ‘겨울왕국’ 크리스 벅 감독이 공동 연출을, 제니퍼 리 감독이 각본을 맡았다. 다만 수채화 질감이 섞인 애니메이션의 그래픽은 ‘겨울왕국’보다 더 사실적인 느낌을 전한다. 영화의 OST도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1)’를 통해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아리아나 데보스의 음색에 맞춰 ‘디스 위시(This Wish)’ 등 웅장한 노래들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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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영화답게 ‘위시’에는 디즈니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영화는 ‘별’로 대표되는 ‘꿈’의 가치를 중요하게 다룬다. 소원의 기억을 잃은 이들은 허전한 삶을 살아간다. 반면 아샤는 의지를 꺾지 않고, 그가 불러온 절대적인 별의 힘은 매그니피코를 제치고 무수한 기적을 낳는다. 불확실할지언정 스스로 꿈을 좇을 때에만 진정한 성장과 행복을 이룰 수 있다는 것. 크리스 벅 감독은 “별은 희망, 빛, 낙관주의, 창의성, 상상력 등 디즈니가 상징하는 모든 것을 담은 무한한 우주 에너지”라고 말했다.
디즈니의 팬이라면 영화 속 이스터에그에도 반가움을 느낄 것이다. ‘피터팬’과 ‘밤비’, ‘신데렐라’의 마법 지팡이 등 숨겨놓은 캐릭터와 설정들이 숨어 있다. 엔딩 크레딧에도 디즈니 ‘백년 유산’의 향연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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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자신이 아닌, 가족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모험에 나선 아샤의 캐릭터성은 평면적인 느낌을 준다. 위기를 반전시키는 장면 또한 참신함이 부족하다. 디즈니와 함께 성장해 온 관객들에게는 아련한 느낌을 불러오지만, 그 이상의 세계를 창조하기에는 한계가 엿보인다. 이로 인해 앞서 개봉한 북미 등지에서는 평단과 관객의 평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개봉 성적도 3170만 달러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앞서 개봉한 ‘엘리멘탈’과 비슷한 경로를 따를 수도 있다. ‘엘리멘탈’은 초기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입소문으로 전 세계에서 5억 달러에 가까운 최종 수익을 거두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다음달 3일 개봉.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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