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영화의 제왕 봉준호가 돌아온다. 2015년 134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베테랑’이 2편으로 컴백한다. 천만 프랜차이즈 ‘범죄도시4’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2024년 극장가는 지난해 말 ‘서울의 봄’으로 반전처럼 불어온 훈풍을 이어가기 위해 여느 때보다 치열한 개봉 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의 가장 믿음직한 흥행 삼총사는 3월 개봉하는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 5월 개봉하는 ‘범죄도시4’, 연말 개봉을 준비하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다.
일찌감치 주요 작품 개봉 캘린더가 완성되는 할리우드에서 완성해 3월29일 미국 개봉을 결정한 ‘미키 17’은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관객들이 꼽는 올해의 기대작이다. 과학자이자 작가인 에드워드 애슈턴의 에스에프(SF) 소설을 영화화했다. 우주 얼음행성을 개척하며 위험한 일에 소모품처럼 쓰이는 복제 인간 미키가 주인공으로 원작은 ‘미키 7’이지만 영화에서는 제목의 숫자가 바뀌어 미키 18호까지 등장할 것으로 팬들은 유추하고 있다. 로버트 패틴슨이 미키를 연기하고 토니 콜레트,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등이 출연한다. ‘옥자’를 제작했던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비(B)가 다시 봉준호와 손을 잡았고 할리우드에서도 대작 규모인 1억5천만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2편부터 5월 개봉을 흥행공식으로 만든 ‘범죄도시4’도 지난해 초 일찌감치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 중이다. 1~3편에서 무술감독을 했던 허명행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허명행 감독은 이달 말 넷플릭스에서 공개하는 영화 ‘황야’에 이어 ‘범죄도시4’까지 두편의 연출작에서 모두 마동석과 호흡을 맞췄다. 3편에서 매력이 급강하했던 악당을 김무열이 연기하며 특수부대 출신으로 설정해 마석도(마동석)와 맞붙는 장면을 대폭 늘렸다. 펀치보다 잦은 개그로 영화 전체에서 사라지다시피했던 묵직한 감정선도 되살렸다는 게 주연이자 제작자인 마동석의 설명이다.
9년 만의 귀환인 ‘베테랑2’는 코로나 시국에 ‘모가디슈’에 이어 ‘밀수’까지 개봉해 두 작품 모두 성공시키며 코로나 불황을 유일하게 뚫은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서울의 봄’으로 다시 한번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난 황정민을 비롯해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김시후 등 그때 그 멤버들이 다시 강력범죄수사대의 팀을 이룬다. 또 정해인이 새롭게 합류한다. 1편에서 재벌 3세로 등장해 강력한 존재감만큼이나 사이다 응징을 당했던 유아인의 배턴을 이어받는 메인 빌런으로 누가 등장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밖에 이달 10일 개봉하는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2부가 1부의 실패를 설욕할지도 관심사다. 1부에서 던졌던 떡밥들이 어떻게 회수될지, 이하늬, 김해숙 등 밑밥만 깔았던 출연진이 얼마나 이야기의 중심으로 나설지 주목된다. 2월 말에는 ‘검은 사제들’, ‘사바하’를 연출한 오컬트 전문가 장재현 감독의 ‘파묘’가 개봉한다. 최민식이 땅의 길과 화를 찾아내는 풍수사로, 김고은과 이도현이 무당으로, 유해진이 장의사로 출연하며 웃음기 없이 한 집안의 어두운 비밀을 풀어나간다. 여름 개봉을 일찌감치 예약한 대작으로는 1980년대를 배경으로 비무장지대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괴물과 맞서는 마을 사람들을 그린 에스에프 영화 ‘왕을 찾아서’가 있다. ‘봉오동 전투’ 이후 원신연 감독의 5년 만의 컴백작이다.
올해 스크린에서 가장 바쁘게 뛰어다닐 배우는 ‘왕을 찾아서’의 주인공 구교환이다. 구교환은 시골 보건소 의사로 출연하는 ‘왕을 찾아서’를 비롯해 남한으로 가려는 탈주범 병사를 추적하는 북한군 장교로 출연해 이제훈과 호흡을 맞추는 ‘탈주’, 네이버 웹툰 원작으로 하는 액션물 ‘부활남’의 주연을 맡았다.
고 이선균 배우의 유작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는 개봉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지만 고인을 기리며 개봉을 요구하는 팬들이 목소리가 늘고 있다. ‘탈출’은 공항대교에 갇힌 사람들이 붕괴 직전의 다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재난영화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연출한 ‘행복의 나라’는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에 휘말린 군인과 그를 구하려는 변호사의 이야기라는 시놉시스만 알려진 상태로 조정석이 변호사를, 이선균이 사건에 휘말린 군인을 연기했다.
한겨레 김은형 선임기자 /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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