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GS에너지가 베트남 롱안에서 추진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업이 현지 규정을 대거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년째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으며 착공 일정이 또 미뤄질 위기에 놓였다.
4일 베트남 감사원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전력 프로젝트 건설 관리·계획 실행·투자의 정책·법률 준수에 대한 감사 결론 통지’를 발표했다. 이번 통지에는 GS에너지가 현지 최대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탈과 협력해 롱안에 3GW규모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설립하는 사업의 위법 사실이 포함됐다.
감사원은 우선 GS에너지와 비나캐피탈이 투자 프로젝트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예금 보증 의무를 수행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 현지법에 따라 전체 투자 자본의 1%를 보증금으로 제공해야 한다. 보증금은 약 3129만 달러(약 408억원) 규모인 것으로 확인된다.
LNG 발전소 위치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GS에너지가 1.5GW급 LNG 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려는 부지는 산업용 토지가 아니라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롱안성 인민위원회가 관련 중앙 정부 기관의 토지 용도 평가와 허가 없이 임의적으로 용도 변경 후 승인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롱안성 인민위원회에 GS에너지의 롱안 LNG 발전사업 위반 사항을 시정 조치하도록 권고했다. 롱안성 인민위원회는 감사원의 제안에 따라 프로젝트를 재검토를 주재하고 법률 규정에 따라 조사·처리할 예정이다.
GS에너지는 2019년 11월 비나캐피탈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롱안에 3GW 규모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세워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투자 규모는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생산되는 전력은 베트남전력공사와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어 안정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LNG를 자체 도입하는 등 LNG 밸류체인도 구축한다.
수출입은행의 사업타당성조사 지원을 바탕으로 2021년 3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사업권을 얻었으나 2년 넘게 착공하지 못했다. 작년 6월 하노이에서 한국수출입은행, 베트남 비나캐피탈과 롱안 LNG 발전사업 추진 관련 금융지원을 위한 3자 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사업 본격화에 시동을 걸었다. 3사 간 협력을 기반으로 프로젝트가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감사원 조사에 따른 규정 위반으로 발목을 잡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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